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 "자회사 2곳서 2024년 임상 1상 5건 진입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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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핀오프한 자회사 두 곳에서 2024년 내에 임상 1상에 진입한 파이프라인을 5개 확보하는게 목표입니다.”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사진)가 “스핀오프를 통해 신약 개발을 담당하는 자회사 2곳을 설립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헬릭스미스는 보유 중인 파이프라인에 대한 특허를 현물 출자하는 형식으로 자회사인 뉴로마이언, 카텍셀을 설립한다. 미국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DNA 유전자치료제 외에 다른 파이프라인의 개발 속도를 가속화하기 위한 결정이다. 뉴로마이언은 신경근육 퇴행질환, 카텍셀은 고형암을 대상으로 치료제 개발에 착수한다.
뉴로마이언은 유전자치료제를 개발한다는 데선 모회사와 같다. 하지만 치료물질이 되는 유전자를 전달하는 방법이 모회사와 다르다. 헬릭스미스의 엔젠시스는 ‘플라스미드DNA’를 이용해 치료물질을 표적이 되는 부위에 전달한다. ‘플라스미드’로 불리는 DNA 분자에 특정 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는 유전자를 삽입해 약물을 전달하는 기술이다. 헬릭스미스는 플라스미드DNA를 이용해 특정 단백질 두 종류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다. 하지만 플라스미드는 체내에서 일주일이면 분해된다. 이는 약물 전달이 쉽지 않은 유전자치료제 개발의 주요 난제 중 하나다.
반면 뉴로마이언은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에 치료 유전자를 삽입해 약물을 전달한다. 이 바이러스에 담아 치료 유전자를 전달하면 1~2년간 약효가 유지된다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특정 방식이 우위가 있는 게 아니라 치료하려는 질환에 따라서 AAV 전달 방식, 플라스미드DNA 방식을 달리 적용할 수 있다”며 “악효가 오래 가야하는 신경 재생엔 AAV를, 통증을 없애는 데는 플라스미드DNA를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뉴로마이언은 AAV 기반 유전자치료제로 ‘NM301’을 개발 중이다. HGF 단백질의 발현을 유도하는 치료 유전자를 중추신경에 주사하는 방식의 치료제다. HGF 단백질은 신경세포 보호 작용을 하는 간세포성장인자다. 신경·근육 세포의 재생을 촉진하고 항염증 작용을 도와 퇴행 질환의 증상을 완화시킨다. 이 치료제는 근위축성 측삭경화증, 다발성경화증, 뒤센근이영양증 등이 치료 대상이다. 김 대표는 “뉴로마이언이라는 회사 이름도 신경을 뜻하는 ‘뉴로(neuro)’와 근육을 의미하는 ‘마이오(myo)’에서 따왔다”며 “NM301은 비임상 단계로 2022년 말 미국서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하는 게 목표다”고 말했다.
카텍셀은 고형암을 표적하는 CAR-T세포 치료제 파이프라인 3개를 갖고 있다. 김 대표는 “고형암을 표적하기 위해선 암 항원 선정, CAR 유전자 개발, 약물 전달 기술 개발 모두에서 기술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며 “CAR 유전자 제조 기술, CAR 유전자와 T세포 간 링커 기술, 약물 전달체인 레트로바이러스에 CAR-T세포를 삽입하는 기술 등을 모두 보유한 데다 CAR-T세포 치료제 개발 전주기에 대해 임상 노하우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헬릭스미스는 대장암, 난소암, 전립선암 등 고형암에서 많이 발현되는 TAG-72 항원을 표적하는 CAR-T세포 치료제인 ‘VM801’을 2015년 미국 바이오기업 블루버드바이오에 기술이전한 바 있다. 다른 파이프라인인 CX803, CX804, CX805는 카텍셀에서 개발한다. 김 대표는 “헬릭스미스 본사 내에 T세포를 배양할 수 있는 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 관리기준) 기반 세포주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있다”며 “2022년 상반기께 첫 임상 1상 진입을 시작으로 매년 1~2개씩 추가로 임상에 진입하겠다”고 말했다.
올 연말엔 엔젠시스로 임상 4개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엔젠시스는 당뇨병 신경병증, 당뇨병성 족부궤양으로 미국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루게릭병’으로 불리는 근위축성 측삭경화증을 대상으로도 미국서 임상 2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임상 2상을 위해 이달 초 미국 CRO인 월드와이드클리니컬트라이얼즈와 협력계약을 체결했다. 샤르코마리투스병 대상으론 지난 7월 국내에서 임상 1·2a상에 돌입했다. 김 대표는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자사와 비슷한 규모의 바이오 기업들보다도 뛰어난 임상 전문가 영입에 공을 들였다”며 “신약 개발·생산, 상용화 기술, 품질 관리, 임상 규제 대응, 자금 확보에 대한 역량을 모두 갖춘 혁신신약 개발 플랫폼을 구축하는 게 헬릭스미스의 목표다”고 강조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사진)가 “스핀오프를 통해 신약 개발을 담당하는 자회사 2곳을 설립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헬릭스미스는 보유 중인 파이프라인에 대한 특허를 현물 출자하는 형식으로 자회사인 뉴로마이언, 카텍셀을 설립한다. 미국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DNA 유전자치료제 외에 다른 파이프라인의 개발 속도를 가속화하기 위한 결정이다. 뉴로마이언은 신경근육 퇴행질환, 카텍셀은 고형암을 대상으로 치료제 개발에 착수한다.
◆근육질환 초점 유전자치료제 개발
업계에선 헬릭스미스의 대표 파이프라인으로 ‘엔젠시스(VM202)’를 꼽는다. 엔젠시스는 미국 임상 3상에 진입하면서 많은 관심을 모았던 DNA 유전자치료제다. 하지만 이번에 출범한 자회사 두 곳은 엔젠시스와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진 치료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엔젠시스가 주목 받으면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파이프라인들의 개발 속도를 앞당기기 위해 스핀오프를 결정했다”며 “자회사 두 곳 모두 모회사의 기업가치를 뛰어넘을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고 자신했다.뉴로마이언은 유전자치료제를 개발한다는 데선 모회사와 같다. 하지만 치료물질이 되는 유전자를 전달하는 방법이 모회사와 다르다. 헬릭스미스의 엔젠시스는 ‘플라스미드DNA’를 이용해 치료물질을 표적이 되는 부위에 전달한다. ‘플라스미드’로 불리는 DNA 분자에 특정 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는 유전자를 삽입해 약물을 전달하는 기술이다. 헬릭스미스는 플라스미드DNA를 이용해 특정 단백질 두 종류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다. 하지만 플라스미드는 체내에서 일주일이면 분해된다. 이는 약물 전달이 쉽지 않은 유전자치료제 개발의 주요 난제 중 하나다.
반면 뉴로마이언은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에 치료 유전자를 삽입해 약물을 전달한다. 이 바이러스에 담아 치료 유전자를 전달하면 1~2년간 약효가 유지된다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특정 방식이 우위가 있는 게 아니라 치료하려는 질환에 따라서 AAV 전달 방식, 플라스미드DNA 방식을 달리 적용할 수 있다”며 “악효가 오래 가야하는 신경 재생엔 AAV를, 통증을 없애는 데는 플라스미드DNA를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뉴로마이언은 AAV 기반 유전자치료제로 ‘NM301’을 개발 중이다. HGF 단백질의 발현을 유도하는 치료 유전자를 중추신경에 주사하는 방식의 치료제다. HGF 단백질은 신경세포 보호 작용을 하는 간세포성장인자다. 신경·근육 세포의 재생을 촉진하고 항염증 작용을 도와 퇴행 질환의 증상을 완화시킨다. 이 치료제는 근위축성 측삭경화증, 다발성경화증, 뒤센근이영양증 등이 치료 대상이다. 김 대표는 “뉴로마이언이라는 회사 이름도 신경을 뜻하는 ‘뉴로(neuro)’와 근육을 의미하는 ‘마이오(myo)’에서 따왔다”며 “NM301은 비임상 단계로 2022년 말 미국서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하는 게 목표다”고 말했다.
◆“CAR-T세포 개발 전주기 노하우 확보”
카텍셀은 CAR-T세포를 이용한 고형암 치료제 개발에 집중한다. T세포는 체내에 존재하는 면역세포다. 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인식해 공격할 수 있도록 암 항원을 인식하는 유전자를 T세포에 결합한 게 CAR-T세포다. 암세포를 도착지로 해놓은 네비게이션 역할을 하는 CAR유전자가 T세포라는 면역세포에 합쳐진 형태다. 하지만 CAR-T세포 치료제는 고형암에선 그간 효과를 내지 못해 혈액암 위주로 치료제가 개발돼 왔다. 고형암에선 T세포가 표적할 수 있으면서 여러 암환자에게 적용될 수 있는 암 항원을 찾는 게 어려웠고 치료제가 암세포를 표적하기도 어려웠기 때문이다.카텍셀은 고형암을 표적하는 CAR-T세포 치료제 파이프라인 3개를 갖고 있다. 김 대표는 “고형암을 표적하기 위해선 암 항원 선정, CAR 유전자 개발, 약물 전달 기술 개발 모두에서 기술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며 “CAR 유전자 제조 기술, CAR 유전자와 T세포 간 링커 기술, 약물 전달체인 레트로바이러스에 CAR-T세포를 삽입하는 기술 등을 모두 보유한 데다 CAR-T세포 치료제 개발 전주기에 대해 임상 노하우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헬릭스미스는 대장암, 난소암, 전립선암 등 고형암에서 많이 발현되는 TAG-72 항원을 표적하는 CAR-T세포 치료제인 ‘VM801’을 2015년 미국 바이오기업 블루버드바이오에 기술이전한 바 있다. 다른 파이프라인인 CX803, CX804, CX805는 카텍셀에서 개발한다. 김 대표는 “헬릭스미스 본사 내에 T세포를 배양할 수 있는 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 관리기준) 기반 세포주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있다”며 “2022년 상반기께 첫 임상 1상 진입을 시작으로 매년 1~2개씩 추가로 임상에 진입하겠다”고 말했다.
◆“엔젠시스 연내 4개 임상 진행”
이번 스핀오프 결정엔 주력 파이프라인인 엔젠시스의 임상 3상이 본궤도에 올라왔다는 김 대표의 판단이 깔려 있다. 당초 김 대표는 지난해에 자회사 설립을 추진하려 했으나 미국에서 진행된 엔젠시스의 첫 임상 3상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하면서 설립 시기를 늦출 수밖에 없었다. 지난 2월 임상 데이터 분석 결과, 우려했던 약물 혼용 문제는 없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임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에서 20여명, 한국에서 6명의 임상 전문가를 영입하고 세계 톱5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중 하나인 PRA헬스사이언스에 임상 관리를 맡겼다.올 연말엔 엔젠시스로 임상 4개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엔젠시스는 당뇨병 신경병증, 당뇨병성 족부궤양으로 미국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루게릭병’으로 불리는 근위축성 측삭경화증을 대상으로도 미국서 임상 2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임상 2상을 위해 이달 초 미국 CRO인 월드와이드클리니컬트라이얼즈와 협력계약을 체결했다. 샤르코마리투스병 대상으론 지난 7월 국내에서 임상 1·2a상에 돌입했다. 김 대표는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자사와 비슷한 규모의 바이오 기업들보다도 뛰어난 임상 전문가 영입에 공을 들였다”며 “신약 개발·생산, 상용화 기술, 품질 관리, 임상 규제 대응, 자금 확보에 대한 역량을 모두 갖춘 혁신신약 개발 플랫폼을 구축하는 게 헬릭스미스의 목표다”고 강조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