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아들 의혹' 제보자 실명공개 황희, 검찰 고발 당해
입력
수정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 혐의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로부터 검찰 고발을 당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씨의 특혜 휴가 의혹을 제기한 당직사병 현모씨 실명을 공개하고 그를 범죄자 취급했다는 이유다.
보수단체 "공익제보자에 대한 폭거"
여야 불문 황희 의원 겨냥 비판 일색
자유법치센터는 14일 오후 대검찰청에 현모씨의 실명을 공개하고 비방한 황희 의원을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 혐의로 형사고발했다. 부정청탁금지법은 공익신고자의 인적사항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거나 공개하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한다.자유법치센터는 "황희 의원은 현씨가 공익신고자에 해당하는 걸 알면서도 그의 인적사항을 공개했고, 현씨를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하게 거짓 사실을 드러내 명예를 훼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추미애 장관 형사사건 수사와 관련해 진술, 자료제출에 대한 보복 목적으로 해악을 가할 듯한 위세를 보이며 협박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을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실제 황희의 페이스북 글이 게시된 뒤 현씨를 비방하고 협박하는 글이 각종 소셜네트워크 상에서 난무하고, 현씨는 그로 인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며 "법치주의를 표방하는 대한민국에서 상상할 수 없는 집단 보복 범죄이자 공익제보자에 대한 폭거"라고 비난했다.자유법치센터는 황희 의원 외에도 SNS상에서 현씨를 비방·비난한 불특정 다수의 네티즌을 함께 고발했다. 앞서 황희 의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의 추미애 장관 고발 근거가 현씨 제보"라며 "현씨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해 보인다"고 실명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현씨 언행을 보면 도저히 단독범이라고 볼 수 없다"며 "이 과정에 개입한 공범세력을 철저히 규명해야 할 것"이라고 적었다.
거센 비난을 받자 황희 의원은 다음날 실명을 비공개하고 '단독범' 표현을 지우는 등 게시글을 수정하고 사과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여야를 불문하고 황희 의원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황희 의원이 공익제보한 병장을 단독범 취급하며 심각하게 명예훼손을 하고, 젊은이의 정의로운 신고를 겁박해 힘으로 누르려 했다"며 "실명을 공개하고 좌표를 찍으니 '문빠'들이 득달같이 달려드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해당 병장을 공익신고자로 보호하기 위한 여러 조치를 검토하고, 황희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발표했다.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도 지난 12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법무부 장관에게 불리한 사실을 주장한다고 해서 (만약 그 주장이 설령 사실과 다르다고 해도) 국민의 한 사람, 그것도 20대 청년에게 '단독범'이라는 말을 쓰다니, 제정신인가. 국민이 범죄자라는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