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해녀도 김기창(1913~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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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운보 김기창(1913~2001)은 청각 및 언어 장애를 딛고 인물·산수·화조·추상 등 다양한 영역에서 탁월한 작품을 남겼다. 1930년 이당 김은호의 화숙(畵塾)인 낙청헌(絡靑軒)에 들어가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고, 이듬해 조선미술전람회(선전)에서 처음 입선했다. 1937~1940년에는 4년 연속 특선을 차지해 추천작가가 됐다. 해방 후 우향 박래현과 결혼하고 화풍이 여러 차례 변화했지만 일제강점기 그의 작품은 이당의 화풍을 계승한 채색인물화 위주였다. 1936년 제작한 해녀도 2폭 가리개도 그런 작품의 하나다. 이 그림을 위해 운보는 겨울철 목포의 바닷가를 찾아가 해녀들을 스케치하고 흥남 앞바다에서 눈을 맞으며 기암(奇巖)을 사생했다고 한다. 섬세한 필선과 사실적인 묘사, 장식성이 두드러지는 화려한 색상은 근대 일본 화단의 영향 아래 형성된 해방 전 한국화의 일면을 잘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 한강로 2가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오는 11월 8일까지 열리는 고미술 소장품 특별전 ‘APMA, CHAPTER TWO’에서 만나볼 수 있다.
서화동 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