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입사시험 논란, 재시험 본다 "2차 가해 우려 살피지 못해,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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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취재기자 입사시험서MBC가 취재기자 입사시험에서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의 호칭을 물어 논란이 제기됐다.
고 박원순 성추행 피해자 호칭 질문 '논란'
MBC는 지난 13일 치러진 취재기자 부문 입사시험에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문제 제기자를 피해자로 칭해야 하는가, 피해호소자로 칭해야 하는가(제3의 호칭도 상관없음)'이라는 문제를 냈다. 시험 응시자들과 정치권 등에서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는 지적을 받으며 후폭풍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MBC 측은 14일 "출제 취지는 시사 현안에 대한 관심과 사건 전후 맥락을 파악하는 능력을 보고자 함이었다"라며 "어떤 것을 선택했는지는 평가 사안도, 관심사도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문제 출제로 발생할 수 있는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우려에 대해 사려 깊게 살피지 못했다. 이 사건 피해자와 논술 시험을 본 응시자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하지만 해당 사건 피해자 측 변호인 김재련 변호사는 KBS1라디오(97.3㎒)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굉장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고 했다. 또 "피해자는 이 상황에 대해 '참 잔인하다'고 표현했다"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피해자에 대해 호소인이라고 명명했던 분들이 공식 사과를 하고 용어가 정리됐음에도 언론사에서 다시 이것을 논쟁화 했다"고 비판했다.
MBC노동조합도 성명을 내고 "논제가 편향적이며 사상검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며 "노조는 누가 무슨 목적으로 이런 문제를 냈는지 밝힐 것을 박성제 사장에게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MBC는 후속 조치로 이번 논술 문제를 채점에서 제외하고, 기존 논술 시험에 응시한 취재·영상 기자에 한해 새로 논술 문제를 내 재시험을 치르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일정은 추후 공지할 예정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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