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등판 예고에 지각변동…'빅3 경제단체장' 누가 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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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초 임기 만료인데…벌써부터 하마평내년 2~3월 회장 임기가 끝나는 대한상공회의소와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무역협회 등 3개 경제단체의 차기 회장 후보를 놓고 벌써부터 경제계가 술렁이고 있다. 대한상의 차기 회장에는 최태원 SK 회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商議 박용만 회장, 최태원 러브콜
4대그룹 떠난 전경련은 '깜깜이'
수장교체 계기로 '체질' 바꿔야
국내 주요 기업 사이에선 수장 교체를 계기로 이들 단체의 체질도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정부와 정치권의 각종 반기업 정책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라며 “협력할 것은 협력하되, 기업활동의 자유를 제한하려는 시도에는 단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 대한상의 맡을까
15일 경제계에 따르면 전경련과 무협은 내년 2월, 대한상의는 3월에 회장 임기가 끝난다. ‘경제 5단체’ 중 세 곳의 수장이 바뀌게 된다.차기 회장 인선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사람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다. 박 회장은 최 회장을 직접 만나는 등 수차례에 걸쳐 차기 회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사하던 최 회장은 최근 긍정적인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SK 내부에서는 최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을 맡게 되면 경영에 소홀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때때로 정부 정책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데 대한 리스크도 상당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경제계에서는 최 회장과 함께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등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의 후임을 누가 맡을지도 관심이다. 2011년부터 전경련을 이끌어온 허 회장은 2017, 2019년에도 연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후임을 찾지 못했다. 허 회장은 지난해 말 GS그룹 회장에서 물러난 만큼 전경련 회장직도 내려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김영주 무협 회장의 뒤를 이를 차기 회장에는 전직 관료들이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윤철 전 감사원장, 진념·이헌재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등 원로급 전직 관료들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무협 회장은 사실상 정부가 정하는 자리다.
대한상의가 경제계 ‘맏형’?
관심은 단연 최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을 맡을지 여부다. 최 회장이 맡을 경우 대한상의는 ‘재계 맏형’의 위상을 갖게 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과거 50여 년간 재계의 맏형은 전경련이었지만, 2016년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이후 역할이 축소됐다.4대 그룹 현직 회장이 오랜만에 경제단체를 이끈다는 의미도 작지 않다. 이병철 정주영 구자경 최종현 김우중 등 과거 주요 그룹 회장들은 전경련 회장을 맡았다. 전경련이 경제단체의 맏형으로 불린 이유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박 회장은 대한상의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이고 싶어 한다”며 “의외의 인물이 후임으로 거론되자 최 회장을 더욱 적극적으로 설득하게 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현재로서는 최 회장이 결심하면 자연스럽게 차기 회장으로 추대될 분위기다. 최 회장이 대한상의를 이끄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없진 않다. 대한상의가 과거 전경련처럼 역할하기도 쉽지 않다. 상공회의소법에 의해 설립된 법정단체인 대한상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의 이해관계를 반영하고 때론 조율해야 하기 때문이다.한 경제단체 부회장은 “대한상의가 경제계를 대표하는 데에는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며 “협력이익공유제와 같이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의 입장이 갈리는 사안이 불거지면 상당히 난처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경련을 리모델링해야” 주장도
경제계 일각에선 전경련이 다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거나, 아예 새로운 경제단체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 들어 대한상의와 한국경영자총협회 등이 과거 전경련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4대 그룹의 한 임원은 “최근 상법 및 공정거래법 개정안처럼 기업을 옭아매는 법안이 잇따라 나오는데도 경제단체들이 일사불란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누가 될지는 아직 모르지만 차기 전경련 회장에 기업들이 주목하는 배경도 이 때문이다. 차기 회장은 회원사를 다시 늘리는 등 전경련의 역할과 위상을 회복시키는 게 급선무가 될 전망이다. 전경련 회원사들의 의견이 모인다면 임기를 1년 이상 남겨둔 손경식 경총 회장이 자리를 옮겨올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경제계에서 신망이 두텁고 현 정부와 정치권과도 두루 관계가 원만한 원로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