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투자·상생촉진세제, 기업 부담만 늘려…폐지 바람직"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투자·고용 확대를 목적으로 도입된 ‘투자·상생협력촉진세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투자와 고용 확대를 유도하지도 않으면서 기업 부담만 늘리고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KDI는 기획재정부의 의뢰를 받아 작성해 16일 발표한 ‘투자·상생협력 촉진을 위한 과세특례 심층평가 보고서’에서 “원천적으로 투자·상생협력촉진세제를 일몰 폐지하거나 전면적인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투자·상생협력촉진세제는 기업들이 당기소득의 일정 비율(기존 65%, 내년부터 70%)을 투자해 근로자 임금 확대, 상생지원에 사용하지 않으면 법인세를 추가로 물리는 제도다. 정부는 지난해 969개 기업에 투자·상생협력촉진세를 부과해 법인세 8530억원을 추가로 거뒀다. 작년 전체 법인세수 72조1743억원의 1.2% 규모다.이 제도는 올해 12월 31일 일몰을 앞두고 있었으나 정부는 이를 2022년 말까지 연장하는 내용을 담은 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KDI는 제도 폐지를 건의한 이유에 대해 “제도 도입 당시 설정했던 정책 목적인 기업 소득의 적극적 사외 유출 촉진 효과를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 근거로는 과세 대상 법인이 2016년 159개에서 작년 969개로 늘어났지만 투자와 임금은 같은 기간 각각 연평균 1.0%, 3.9% 감소한 것을 제시했다. KDI는 “이 제도를 과감히 폐지하고 인센티브 형태로 시행되고 있는 개별 조세특례제도를 확대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