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경남, 기업 투자유치 '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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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8월까지 작년 17% 수준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구와 부산 등 광역시권 투자유치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특히 대구시는 서대구역세권 개발,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이전부지 개발 등 투자유치와 연계한 대형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지만 투자유치 역량이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들 투자 포기 속출한 탓
부산·울산도 사정은 마찬가지
16일 대구시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현재 투자유치 실적은 5개사 661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3849억원(10건)의 17% 수준이다.
대구에 사상 처음으로 지정된 국가산업단지(1단계)에선 투자를 약속한 기업이 착공을 미루거나 투자를 포기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2016년 말 국가산단 준공 이후 시와 양해각서(MOU)를 맺은 기업 199개 가운데 9월 현재 정상적으로 투자를 진행한 곳은 148개(74%)에 그쳤다. 착공조차 못한 기업이 31개, 투자를 포기한 기업도 20개에 달한다. 시는 투자를 포기한 20개 업체 중 9곳은 대체 기업을 확보했으나 11곳은 주인을 찾지 못했다. 시 관계자는 “주 52시간제 도입 등 경제환경이 악화한 데다 대구에 2, 3월 코로나19가 집단 발병하면서 투자환경이 급격히 나빠진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시의 투자유치 실적도 8월 말까지 1815억원(10건)으로 지난해 4803억원(23건)의 38% 수준에 머물고 있다. 울산시는 더 부진하다. 8월 말까지 투자유치 실적은 6129억원(10건)으로 지난해의 29% 수준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투자 재검토에 들어간 기업이 많아 올해는 지난해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반면 경상북도와 경상남도는 상대적으로 투자유치가 활발한 편이다. 경상북도의 투자유치 실적(23개 시·군 자체 유치 제외)은 8월 말 현재 2조2377억원(22건)으로 지난해 3조6545억원(19건)의 61%에 달했다. 경상북도는 민선 7기가 시작된 2018년 9월 전직 국책·시중은행장과 부행장, 산업부 차관, 대기업 임원 출신 등 전문가 17명으로 투자유치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투자유치는 정보에서 시작된다’는 판단에 따라 금융권과 대기업의 설비 증설 및 추가 투자계획 정보를 입수해 투자유치에 적극 활용한 덕분이다. 경상남도도 올 상반기 투자유치액(시·군 포함)이 1조7211억원(35건)으로 지난해 3조3387억원(85건)의 51%를 기록했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경북의 한 투자전문가는 “코로나19로 해외 투자유치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때도 잘되는 기업은 있게 마련”이라며 “투자유치 부진을 코로나 탓으로 돌리기보다 유치 역량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부산=김태현/울산=하인식/창원=김해연/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