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가깝고도 멀었던 아베에 "조속한 쾌유" 기원

靑 "한일관계 발전 위한 아베 전 총리 노력 평가"
아베 전 총리 내외도 재임 기간 소회 담은 이임 서한 보내와
문재인 대통령이 건강 문제로 사임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에게 16일 서한을 보내 쾌유를 기원했다.문 대통령은 이날 차기 일본 총리로 선출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에게 축하 서한을 보내는 한편, 아베 전 총리에게도 따뜻한 마음을 담은 서한을 보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문 대통령은 서한에서 한일관계 발전을 위한 아베 전 총리의 노력을 평가하고 조속한 쾌유와 건강을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이에 앞서 아베 전 총리와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는 전날 재임 기간 소회를 담은 이임 서한을 보내왔다.일본 총리 교체에 맞춰 정감 어린 서한을 주고받았지만 문 대통령과 재임 시절 아베 전 총리 간 관계는 양국의 사이처럼 가깝고도 멀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7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독일에서의 회담을 시작으로 지난해 12월 제8차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들른 중국에서 열린 회담까지 아베 전 총리와 총 6번의 한일정상회담을 했다.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협력 등 전략적 이해를 위해 공통의 견해를 보인 적도 있으나 대개는 과거사 문제와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 규제 문제 등으로 평행선을 달렸다.
문 대통령은 아베 전 총리에게 위안부 합의와 강제징용 문제 등을 지적하며 과거사 문제를 직시할 것을 우회적으로 촉구하는 동시에 미래지향적 관계 정립에 노력하는 투트랙 기조를 일관되게 지키며 대화의 손길을 내밀었다.

그러나 아베 전 총리는 한일청구권협정 준수를 요구하는 등 강경한 태도로 좀처럼 이에 호응하지 않았고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총리 자리에서 물러났다.

다소 껄끄러웠던 관계였음에도 아베 전 총리의 사임을 위로하고 건강을 기원한 것은 대화와 이해를 통한 양국 국민의 호혜적 발전을 바랐던 문 대통령의 뜻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문 대통령은 첨예한 양국 현안과 별개로 지난 7월 일본 규슈(九州) 지역에 폭우 피해가 발생했을 때 아베 전 총리에게 위로전을 보내 애도의 뜻을 전하는 등 예를 다했다.

아베 전 총리 역시 당시 문 대통령의 위로전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답신을 보내 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