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던진 '초1 매일 등교'…"독감만 돌아도 옮는데" vs "학교만큼 안전한 곳 없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초등학교 1학년 매일 등교 건의"
"우려 놓을 수 없어"…"적절한 교육기회 줘야" 의견 분분
현직 교사 "방역 체계 철저…학습 격차 해소 도움될 것"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어머니가 자녀를 오후 돌봄교실에 바래다주고 있다. 사진=뉴스1
“아이들 목숨 걸고 학교 가야 하나? 가서 뭐 대단한 거 배우는 줄 알겠다. 속 터진다.”

“매일 등교했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집에서 너무 무기력하다. 학교 적응이 필요하다.”
17일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초등학교·중학교 1학년 매일 등교'를 검토하자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건의에 대해 찬반이 엇갈렸다.학교 입학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거의 등교하지 못한 저학년 학생들 부적응 문제가 크다는 판단이 깔렸다. 하지만 특히 어린 초1 학부모들은 걱정된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매일 등교' 방침에 반대하는 학부모들은 초1 학생들의 경우 학교생활 적응, 기초학력 부진 문제보다는 건강이 훨씬 우선시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이 (학력 부진 문제가) 뭐가 그리 급한지 모르겠다. 힘들어도 부모가 데리고 있겠다는데" "등교 못해서 적응 힘든 것은 똑같다. 뭐가 그리 (매일 등교가) 중요한지 모르겠다" 등의 불만 섞인 의견이 쏟아졌다.방역 체계 미흡에 대한 우려도 컸다. 이들은 "추석 지나면 확진자가 크게 증가할 것 같은데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하는가 하면 "독감만 돌아도 한 반에 반 이상이 옮는다. 고열에 병원도 바로 못 들어가는 상황에서 어찌 감당하려 하는 것인지"라고 성토하기도 했다.

반면 '매일 등교'가 필요하다고 보는 학부모들은 시기에 맞는 적절한 교육을 받을 권리를 지켜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 누리꾼은 "아이가 집에서 아무것도 못한다. 학교 적응이 필요하다"고 했고, 또 다른 누리꾼도 "(아이들이)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수는 없다. 불안한 학부모들 입장은 들어주되 다른 아이들이 학교에 다닐 기회까지 박탈하진 말았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학교는 단순히 교과만 가르치는 곳이 아니다. 사회성, 인성 교육 같은 부분이 지금은 불가능하지 않나"라고도 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이 방역 수칙을 지키며 등교하는 모습. 사진=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초1 등교, 학습 격차 해소 도움될 것"…"유치원 밀집도 제외는 위험"

현장에서 직접 아이들과 대면하는 교사들도 '매일 등교' 건의 사례가 방역 우려를 살 수준은 아니라고 짚었다.

학교만큼 방역을 철저히 하는 곳도 없다는 이유다. 이미 초1 학생 간 기초학력 격차가 큰 상황이어서 아이들 교육 환경을 고려한다면 대면 수업 추진을 지체하기 어렵다는 설명도 뒤따랐다.서울 소재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김모 교사(54)는 "교육적으로 1학년 대면 수업 추진은 바람직하다"면서 "한글도 떼지 못한 1학년들은 기초학력 문제가 있는데 대면 수업을 하면 그 문제를 다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학교 생활 적응기간이 필요하고 친구들과의 관계 형성도 필요한 시기"라고 덧붙였다.

방역 우려에 대해서도 학부모들이 지나치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그는 "교실에선 철저한 방역 인력과 수칙을 준수해 거리두기 및 마스크 착용 등을 비교적 잘 지키고 있는 편이다. 오히려 진짜 문제는 교문 밖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전날 조희연 교육감이 유치원에서 학급당 인원이 15명 이내일 경우 밀집도 기준에서 제외시키는 방안을 제안한 데 대해선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 소재 유치원의 장모 원감(43)은 "밀집도 기준에서 제외하는 것은 전혀 실효성이 없다. 오히려 유아의 안전을 위협하는 대책"이라며 "현재 '3분의 1 등원' 기준이 있기 때문에 그나마 긴급돌봄이 꼭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 등원을 자제하고 있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유아교육기관에서 안전 기준마저 소홀해진다면 몇 시간이라도 기관에 맡기려고 하는 학부모들이 늘어날 것이다. 기관의 유아 밀집도가 매우 높아질 것이 우려된다"고 부연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