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라한 기업도시 부산…전국 1천대 기업에 34곳뿐

부산 매출 총액 서울 2.2%, 경남 61.3% 수준
부산 1위 르노삼성 94위로 하락…"그린뉴딜 신성장 분야 미미"
매출 기준으로 전국 1천대 기업에 포함된 부산 기업은 34곳에 불과해 기업 도시로서 부산 위상이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1천대 기업에 포함된 부산 기업 매출 총액은 서울의 2.2% 수준으로 파악됐다.

부산상공회의소는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나이스 신용평가사 등 기업정보를 토대로 '2019년도 매출액 전국 1천 기업 중 부산기업 현황'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19년 매출액 기준 전국 1천대 기업 중 부산 기업은 34곳에 불과했고 이 중 절반인 17개 기업은 매출 순위가 500위 밖에 있다. 34곳 기업 총매출액은 31조7천845억원으로 전국 1천대 기업 전체 매출 1.4%에 그쳤다.

이는 인천(57조4천289억원)의 55%, 경남(51조8천153억원)의 61% 수준으로 초라한 부산기업 현주소를 보여줬다.

부산을 대표하는 기업 중 코로나19 사태로 성장 잠재력을 주목받는 반도체, 바이오, 친환경 에너지, 그린뉴딜 업종 등 신산업 분야 기업 비중이 매우 미미한 실정이다.
2014년 에어부산과 2018년 현대글로벌서비스가 전국 1천대 기업에 신규로 진입한 것을 제외하면 눈에 띄는 신규 기업도 찾기 힘들다.

2018년과 비교하면 부동산 개발 시행사인 엠에스에이와 선박 유류 공급사인 아이엠티인코퍼레이션, 풍력 관련 세계 1위 단조 업체인 태웅이 전국 매출 1천대 기업에 새롭게 진입했다.

반면 부동산 시행사인 김해센텀2차PFV, 철강기업인 금강공업, 삼정 등 3개 기업은 1천대 기업에서 탈락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2019년 부산 매출 1위 기업을 유지했지만, 전국 매출 순위는 94위로 2018년에 비해 무려 17계단 하락했다.

올해 닛산 로그 위탁 생산 종료 이후 추가적인 생산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2020년에는 부산 유일 전국 매출 100위 내 기업이라는 위상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부산 매출 기준으로 10위권 내 지역 대표 기업 중 2018년과 비교해 전국 매출 순위가 상승한 기업은 창신아이엔씨(304위→271위), 엘시티PFV(546위→333위), 화승인더스트리(452위→368위), 하이투자증권(449위→373위) 등이다.

하락한 기업은 르노삼성차와 부산은행(152위→155위), 한진중공업(216위→234위), 서원유통(233위→246위), 성우하이텍(308위→310위) 등이다.

2019년 매출 순위가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기업은 현대글로벌서비스였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선박 배기가스 세정장치와 친환경 설비 개조공사 수주 비중이 많이 증가하면서 2018년 850위에서 2019년 463위로 387계단이나 순위가 상승했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기업당 평균 매출액으로 보면 부산(9천348억원)이 전국 11위로 크게 떨어져 대기업 유치와 중견기업 육성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핀테크, 바이오, 친환경 모빌리티 등 신성장 산업 육성을 위한 산업 인프라 확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파격적인 인센티브 제공과 규제 개선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