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배터리 분사에 주가 '출렁'…사야 돼? 말아야 돼? [이슈+]

전지사업부문 물적 분할 소식에 이틀째 '하락'
"분사로 중장기 경쟁력 강화…조정시 매수"
사진=연합뉴스
LG화학이 배터리 사업의 분사를 결정하면서 주가가 출렁이고 있다. 물적 분할이라는 방식이 투자심리에 부담을 줘서다. 하지만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현 상황에서는 물적 분할이 유리하고, LG화학의 본질적인 가치에는 변화가 없다며 주가가 빠지면 매수 기회로 삼을 것을 조언했다.

배터리 사업부문 물적 분할 추진에 주가 '출렁'

LG화학은 17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LG화학의 전지사업부를 분할하는 안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오는 10월30일 임시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친 뒤 12월1일 신설 법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을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LG화학은 이날 오후 1시1분 현재 전날보다 5만7000원(8.3%) 내린 63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에도 5.37% 내린 68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화학이 배터리 사업부문의 물적 분할 추진을 결정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주주들은 인적분할을 진행하면 △분할 후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직접 보유할 수 있다는 점 △LG에너지솔루션의 빠른 상장에 따른 가치평가 정상화 등을 기대했지만, 물적분할로 이같은 기회를 잃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노우호 메리츠즈권 연구원은 "물적 분할이라는 분할 방법에 대한 불확실성이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물적 분할,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 주식소유…"더 유리한 방법"

하지만 증권가에선 현재 LG화학엔 물적분할이 인적분할보다 유리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물적 분할의 경우, 기존 회사인 LG화학이 새로 만들어질 'LG에너지솔루션'의 주식을 소유한다. 반대로 인적 분할은 기존의 주주를 그대로 둔 채 기업을 나누게 된다.

하나금융투자는 배터리 사업이 성숙단계에 접어들기 전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물적분할을 선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석유화학이라는 캐시카우(현금창출)를 확보하고, 재무적 시너지 효과까지 낼 수 있는 안정적 구조를 갖췄다는 점에서다.

이 증권사 윤재성 연구원은 "33%의 지분을 보유한 LG화학을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의 직접 지배가 가능하다"며 "경쟁 격화 등으로LG에너지솔루션의 투자와 이익 방향성 사이에는 괴리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석유화학 분야가 전사 실적을 이끌면서 LG에너지솔루션의 성장통도 충분히 보완해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사야 돼 말아야 돼?…"조정시 매수 기회 삼아야"

증권가에서는 LG화학의 배터리 사업부문 분사가 중장기 경쟁력 강화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미래에셋대우는 LG화학의 배터리 부문 분사가 유연하고 공격적인 사업 전략을 구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배터리 산업은 전방 시장이 시시각각 변하는 과정 속에 빠르게 대응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 증권사 박연주 연구원은 "LG화학은 업계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새로운 산업에 대한 불확실성은 있다"며 "새로운 기술의 출연과 경쟁사의 공격적 투자 등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방법은 충분한 '실탄'을 확보하고, 선제적인 투자 등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도 "전기 사업부가 경쟁 업체보다 적정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고, 물적 분할 이후 전지사업부 상장 등 유동화를 통해 투자 재원 마련이 가능하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오히려 이번 조정 기회를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윤재성 연구원은 "배터리 사업의 수익성 개선이라는 최초의 투자 포인트와 석유화학 업황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이 점을 감안하면 이번 조정을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3분기 LG화학의 영업이익은 1조1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7.39% 증가할 전망이다. 순이익도 9240억원으로 같은 기간 100.65% 뛸 것으로 예상된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