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세종청사 통근버스 10년 만에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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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 노선 통합해 40% 감축…2022년 운행 중단수도권에서 정부세종청사를 오가는 공무원 통근버스가 2022년 운행을 중단한다. 2012년 세종시 출범에 따라 통근버스가 도입된지 10년 만이다.
"공무원 90% 세종권 거주…지역 균형발전 고려한 결정"
행정안전부 정부청사관리본부는 정부세종청사 통근버스 노선 가운데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노선을 감축해 내년 말까지만 운행키로 했다고 17일 발표했다. 현재 수도권과 정부세종청사 간 33개 노선에서 하루 평균 38대의 통근버스가 운행되고 있다.정부청사관리본부는 내년에 수도권 노선 통근버스를 주요 권역별로 통합해 약 40% 감축 운행한 뒤 2022년부터는 완전히 운행을 중단할 계획이다.
세종에 입주한 22개 중앙부처와 19개 소속기관의 공무원 1만4664명(4월 기준)의 약 90%가 이미 세종시를 비롯한 대전, 청주, 공주 등 세종권에 거주하는 것으로 파악된 만큼 통근 버스 수요가 크지 않다는 게 본부의 판단이다.
조소연 정부청사관리본부장은 "세종시 거주환경이 많이 개선됐고 세종시 권역으로 이주한 공무원이 많아진 점 등을 고려한 조치"라며 "세종 중심 근무가 정착될 수 있도록 입주부처 공무원들의 이해를 바란다"고 말했다.이 같은 방침에 일부 공무원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역 균형 발전 기조에 끼워맞추기 위해 행정 효율성과 직원 편의를 고려하지 않은 채 결정했다는 것이다. 한 경제부처 실장은 "공무원들은 국회와 청와대, 정부서울청사 일정으로 심하면 일주일의 절반 이상을 서울에서 보낸다"며 "통근버스가 없어지면 서울과 세종을 오가는 '메뚜기 공무원'들의 업무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배우자 직장이나 자녀의 교육 때문에 여전히 서울에 체류하는 공무원들도 난감해하고 있다. 매일 서울과 세종을 오가며 출퇴근하는 중앙부처의 한 과장은 "정부세종청사는 지금도 주차난이 심각하다"며 "통근버스가 없어지면 청사 주차장이 더욱 혼잡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수정/구은서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