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노동 그만"…추석 앞두고 택배기사 4000명 분류작업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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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물류대란 우려택배 노동자들이 추석을 앞두고 택배 분류작업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추석 연휴가 겹쳐 물류량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택배회사들은 자체적으로 대책을 마련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파업 참여자 전체 택배 노동자 중 10% 수준
택배사 "배송에 큰 차질은 없을 듯"
17일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대책위)는 전국 4000여 명의 택배 기사들이 오는 21일부터 택배 분류작업 거부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대상이 되는 택배회사는 롯데, 우체국, 한진, CJ대한통운 등이다. 택배기사들이 택배 분류작업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이유는 이 작업이 '공짜노동'이나 다름이 없기 떄문이다.
대책위는 "분류작업은 택배기사들이 장시간 노동을 하는 핵심 이유"라며 "하루 13~16시간 노동의 절반을 분류작업에 매달리면서도 단 한푼의 임금도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 10일 추석 연휴 택배물량이 30%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각 택배회사에게 추가 인력 투입을 권고했다. 하지만 택배 분류작업 거부 선언으로 오히려 인력이 줄어들어 자칫 추석연휴 '물류대란'이 우려된다.택배사들은 자체적으로 대책을 마련해 고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예상보다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택배 분류작업에 참여하지 않는 노동자는 4000명인데 이는 전국 택배노동자 5만명의 10% 수준에 불과하다.
롯데택배를 운영하는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전체 택배기사 1만명 중 180명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고있다. 참여 인원을 고려하면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또 다른 택배회사는 어느 정도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분석하면서도 피해를 최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한진 관계자는 "적은 인원이라도 물류량이 늘어난 상황이라 영향이 아예 없지는 않을 것"이라며 "배송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기운 한경닷컴 기자 kkw102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