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앞두고…사과 등 16개 품목 최대 58%↑

팜에어·한경 KAPI 지수로 본 전국 농산물 가격
추석 대목을 앞두고 농산물 가격이 3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지난 16일 ‘팜에어·한경 한국농산물가격지수(KAPI: Korea Agricultural product Price Index)’는 종전 최고 기록이던 184.90(15일)보다 1.89% 오른 188.45를 기록했다. 국내 도소매시장에서 거래되는 상위 22개 농산물 중 지난주보다 가격이 떨어진 작물은 부추 대파 오이 등 6개뿐이었다. 토마토 등 16개 작물 거래 가격은 1주일 만에 최대 58% 올랐다. 팜에어·한경 KAPI지수는 농산물 가격 분석예측기업 팜에어가 작성하고 한국경제신문이 발표하는 국내 최초의 빅데이터·인공지능(AI) 기반 농산물 가격 지수다. 국내 농산물 도소매시장에서 거래량과 대금을 기준으로 상위 22개 품목의 거래 가격을 ㎏ 단위로 표준화한 뒤 산출한다.

22개 품목 중 16개 가격 상승

팜에어·한경 KAPI지수에 따르면 도소매시장에서 지난주보다 가격이 오른 품목은 22개 중 16개였다. 16일 기준으로 전주 대비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토마토였다. ㎏당 5498원으로 57.56% 올랐다. 파프리카(57.25%) 방울토마토(56.34%) 깻잎(22.94%) 배추(21.75%)가 뒤를 이었다.부추(-30.05%) 대파(-11.04%) 오이(-10.19%) 포도(-7.76%) 감자(-2.92%) 고구마(-2.8%)는 가격이 떨어졌다. 대파와 오이 가격은 전년 동월보다는 86%, 57% 높았지만 전주 대비 하락세를 이어갔다. 대파는 노지 작물로 태풍과 장마로 인해 공급량이 줄었지만 수확량이 평년 수준을 회복했다. 토마토와 파프리카를 제외하고 생육 기간이 짧은 채소류는 이달 파종 후 다음달께 가격이 안정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사과 등은 장마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품목은 아니지만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일조량 부족으로 당도가 떨어지는 등 과수 품질이 좋지 않은데 추석 수요가 늘면서 상승폭이 커졌다. 사과 1㎏ 가격은 3640원으로 전주 대비 12%, 전년 동월 대비 78% 올랐다. 포도는 잦은 비로 수확 시기가 늦어지면서 최근 공급이 늘었다. 포도 1㎏ 가격은 4675원으로 전주보다 7.0%, 전월보다 4.9% 낮다.

올해 추석 농산물 가격은 봄철 냉해에 의한 과수 생산 차질, 여름철 장마와 태풍 등이 영향을 미쳤다. 주요 농산물 가격이 치솟으면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올해 추석 차례상차림 비용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aT에 따르면 전통시장을 기준으로 5.1% 오른 23만9205원, 대형 유통업체 기준으로 10.3% 상승한 34만1747원으로 전망됐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부추 빼고 다 올라

토마토와 방울토마토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42%, 106% 올랐다. 배추(137%)와 상추(103%)도 전년보다 두 배 이상 비싸다. 대부분의 농산물이 장마와 태풍 피해를 극복하지 못했다. 토마토와 방울토마토는 한창 익어야 할 시기에 일조량 부족으로 열매가 안 열려 출하량이 줄었다. 그나마 있던 열매가 달린 토마토도 하우스에 물이 차 죽는 현상이 발생했다. 토마토 공급 부족은 다음달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토마토는 보통 9월까지 강원지역에서 수확하고, 10월부터는 전북에서 나오는데 두 지역에서 모두 같은 현상이 발생해 공급량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전년 동월보다 시세가 하락한 작물은 부추뿐이다. 부추 가격은 ㎏당 2030원으로 평년 수준을 회복했다. 태풍과 장마 등으로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가 하락했다. 부추는 생육기간이 30일로 짧아 다른 작물에 비해 태풍과 장마 피해에서 빠르게 회복됐다는 분석이다.

김보라/박종필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