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홈트·쇼핑·보안…'4대 집콕株'에 꽂힌 美증권사들

美 증권사 목표가 상향 보고서 971개 전수조사

"코로나 장기화 반사이익 볼 것"
스마트시트·페덱스 목표가 상향

자전거 팰로톤·요가복 룰루레몬
실내운동 관련주 압도적 선택받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폭락한 뒤 반등한 미국 주식시장은 대형 기술주가 주도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을 덜 받거나 수혜주로 인정받은 테슬라, 애플, 아마존 등 대형주가 급등했다. 하지만 최근 이들 종목의 주가가 너무 올랐다는 정서가 시장에 확산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급등한 대형 기술주를 대체할 새로운 종목을 찾아 나서고 있다. 이런 투자자에게 미국 증권사들이 추천하는 종목을 살펴봤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반사이익을 얻을 ‘집콕’ 종목이 많은 증권사의 선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 971개 전수조사

한국경제신문이 9월 1일부터 16일까지 미국에서 발표된 ‘목표가 상향’ 보고서 971개를 전수조사한 결과 재택근무, 홈트레이닝, 쇼핑, 보안부문에 속한 종목의 목표가가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가 하반기까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이들 종목의 투자매력이 더욱 커졌다는 평가다. 재택근무 관련주는 그동안 많이 올랐지만 목표가가 더 높아졌다. 재택근무를 가능하게 하는 화상회의 플랫폼 ‘줌’ 등에 집중됐던 관심이 최근에는 재택근무의 편리성을 높이는 종목 전반으로 확대됐다는 분석이다.대표적인 종목은 프로젝트 협업툴을 공급하는 기업 스마트시트다. 스마트시트는 증권사 10곳이 목표가를 기존 53달러에서 61.5달러로 올렸다. 현재 주가는 46.4달러로 상승 여력이 30%가 넘는다는 분석이다. 미국 1위 전자서명 서비스업체 도큐사인의 목표가도 195.1달러에서 262.1달러로 대폭 높아졌다. 이 업체는 매출의 80%가 기업 고객에게서 발생한다.

이 밖에 비즈니스 지출관리 소프트웨어 업체인 쿠파 목표가는 244.2달러에서 286달러로, 데이터 플랫폼 몽고DB의 목표가는 238.5달러에서 284.2달러로 높아졌다.

이와 함께 보안 관련 종목들도 ‘톱픽’으로 꼽혔다. 재택근무 등을 통해 무선으로 처리하는 업무가 늘어남에 따라 보안의 중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기반 보안업체 지스케일러는 13개 증권사가 목표가를 올렸다. 이 업체는 물리적 장비 없이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는 혁신적인 업체로 평가받고 있다. 또 다른 보안 전문기업 크라우드 스트라이크도 12개 증권사가 목표가를 올렸다.

요가·실내자전거도 인기

미국인들의 집콕 시간이 길어지면서 온라인 쇼핑 관련주도 목표가가 상향됐다. 특히 미국 대표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을 넘어 온라인 쇼핑 ‘밸류체인’ 전체로 관심이 확대됐다. 증권사 7곳이 목표가를 올린 데카르트시스템즈가 대표적 사례다. 데카르트시스템즈는 클라우드 기반 운송관리 시스템으로, 유통사는 물론 해운사와 정부까지 고객으로 두고 있다.

미국인의 ‘국민 마트’인 코스트코 홀세일의 목표가도 365.1달러에서 391.4달러로 높아졌다. 비상식량을 사려는 시민들의 방문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출입 인원을 제한할 정도로 장사가 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프라인에 주력하고 있지만 코로나19의 혜택을 보고 있는 셈이다. 전자상거래 확대로 택배사 페덱스의 목표주가도 35%가량 상향 조정됐다.반려동물 관련 쇼핑몰 츄위도 새롭게 주목받는 종목이 됐다. 집 밖에 나가는 시간이 줄면 반려동물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는 영향이다. 반려동물용 장난감, 사료 등을 구입하는 빈도가 늘고 있다. 츄위는 현 주가가 56.16달러인데 63.1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밖에 실내운동 관련주도 미국 증권사들이 목표가를 계속 올리고 있다. 실내용 자전거를 생산하는 팰로톤 인터랙티브는 22개 증권사가, 요가복 업체 룰루레몬 애슬레티카는 17개 증권사가 목표가를 높였다. 코로나19로 실내운동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 따른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는 전 세계 경제를 위축시키는 악재지만 사람들이 바이러스에 적응하면서 새로운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며 “시장은 이런 서비스를 하고 있는 기업을 계속 발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