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업계 "전 국민 독감백신 접종, 현실적으로 불가능"

지금 생산해도 내년 1월에나 추가물량 공급 가능
(사진=게티이미지)
정치권에서 '전 국민 무료 독감 백신 예방접종'을 둘러싼 논의가 한창이지만 백신 제조 업계에서는 "현실적으로 생산이 불가능하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17일 백신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에 유통되는 독감(인플루엔자) 백신은 이미 생산이 끝나고 병·의원 공급과 유통 단계에 접어들었다.대개 독감 백신은 연초에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올해 유행할 것으로 예상하는 독감 바이러스를 발표하면 3월께 생산에 착수한다.

이후 8월까지 생산을 마친 뒤 시판 전 마지막 품질을 확인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국가출하승인을 거쳐 시중에 유통된다.

이 때문에 전 국민에게 독감 백신을 무료로 접종하느냐 마느냐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현실과 크게 동떨어져 있다는 게 백신 업계 관계자의 중론이다. 방역당국이 불가능하다고 밝힌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국내에서 독감 백신을 생산하는 방식은 유정란 배양과 세포 배양으로 나뉘는데 이 중 유정란을 이용한 백신 생산은 제조에서 품질 검증까지 약 6개월이 걸린다.

유정란 방식보다 생산 기간이 짧다는 세포배양 방식도 3∼4개월은 필요하다. 지금 당장 생산하더라도 내년 1월이나 돼야 추가 물량을 공급할 수 있다는 얘기다.

국내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만이 세포배양 방식으로 독감 백신을 생산하는데 SK바이오사이언스는 다국적제약사로부터 주문받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생산 계획도 잡혀 있어 현실적으로 생산 일정을 조정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밝힌 올해 국내 독감 백신 생산량은 약 3000만명 분량이다. 지난해보다 약 20% 증가했다. 이 중 무료 접종 대상자는 18세 미만 소아·청소년과 임신부, 만 62세 이상 노인 등 1900만명 정도다.

의료계에서는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에 대비해 무료 접종 대상자는 반드시 독감 백신을 접종하라고 권하고 있다.

무료 접종 대상자 외에 당뇨병이나 폐 질환 등 만성질환을 앓거나 집단시설에서 생활하는 경우도 가급적 독감 백신을 맞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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