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마켓+] 200억 쏟아부은 엔하이픈, BTS 이을 수 있을까

'아이랜드'로 선발된 엔하이픈
빅히트xCJ ENM 합작으로 기대
온라인 동영상, 해외에서 먼저 반응
방탄소년단 신드롬 잇는 신인 될까
좌측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이희승·제이·제이크·박성훈·니키·양정원·김선우/사진=빌리프랩
엔하이픈이 세계를 재패한 방탄소년단의 뒤를 이을 수 있을까.

18일 Mnet '아이랜드'가 마지막 회가 방송됐고 양정원, 제이, 제이크, 니키, 이희승, 박성훈, 김선우 7명의 데뷔 멤버가 확정됐다. 결성과 동시에 깜짝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고, 방송 종료 시점에는 107만 명이 몰렸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팬 커뮤니티 플랫폼인 위버스에 입성하는 것만으로도 관심을 받고 있는 엔하이픈이 앞으로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아이랜드'는 방송 내내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받았다. 경합 중반 방탄소년단을 출연시키고, 방탄소년단과 마찬가지로 7명의 데뷔조를 선발한다면서 마지막까지 홍보에 박차를 가했지만 바닥까지 떨어진 시청률을 끌어올리는 건 역부족이었다.

흥행력이 떨어진 만큼 데뷔조 멤버들이 이른 시간 내에 자리잡을 수 있을 지에도 우려의 시선이 쏠렸던 게 사실이다. Mnet '프로듀스101' 시리즈로 데뷔한 그룹들이 앨범을 발표하자마자 정상에 오르고, 괴물 신인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건 프로그램의 흥행 덕분이었다. 프로그램의 인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인지도를 쌓았고, 온라인을 통해 강력한 팬덤이 데뷔 이전부터 형성됐다. 방송통신심의원회로부터 총 과징금 1억2000만 원이라는 초유의 제재를 받았던 투표 비리 역시 열성적인 팬덤을 중심으로 제기됐던 것.

하지만 '아이랜드'는 국내 시청률보다 해외 온라인 반응이 더 뜨거웠다는 점에서 엔하이픈의 활동을 지켜볼 일이다.

방송 전부터 '삐끗'했지만

/사진=Mnet '아이랜드' 포스터
'아이랜드'은 화제작임이 분명했다. '프로듀스101' 시리즈 제작진의 문제가 불거지긴 했지만 수년간 오디션 프로그램을 흥행시키며 노하우를 축적했던 CJ ENM과 방탄소년단으로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사로 자리매김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합작해 '제2의 방탄소년단을 찾겠다'며 자본금 200억 원의 빌리프랩을 설립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오디션을 진행했고, 최종 데뷔 멤버를 선발하는 방송이 '아이랜드'였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은 방탄소년단의 뒤를 잇는 글로벌 아이돌을 발굴하겠다는 기대감을 드러냈고, Mnet 역시 '프로듀스101' 시리즈로 상처입은 자존심을 만회하고자 절치부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수장인 방시혁 프로듀서가 직접 출연하고, 가수 비와 지코가 총괄 프로듀서를 자처하면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방송 전 세트장에서 추락한 참가자와 스태프가 부상을 입는 일도 있었고 지난 8월엔 '아이랜드' 청소 용역을 담당하던 외주업체 직원 A 씨가 코로나19 확진을 받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방탄소년단에 세븐틴까지 응원한 신인


최고 시청률이 나온 방송은 방탄소년단이 출연한 회차였다. 당시 방탄소년단은 연습생들이 선보일 'BTS 테스트' 미션에 대한 조언자로 등판했다.
/사진=Mnet '아이랜드' 영상 캡처
뿐만 아니라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상장을 앞두고 뮤지션 라인업 강화를 위해 인수했던 플레디스의 세븐틴까지 '아이랜드'에 출연시켰다. 세븐틴 역시 단단한 팬덤을 자랑하는 그룹으로 코로나19 확산으로 취소하긴 했지만 일본에서 돔투어를 전회 매진시킬 만큼 흥행력을 갖췄다.

세계적인 팬덤을 자랑하는 방탄소년단, 세븐틴이 직접 응원하는 후배 보이그룹이라는 타이틀을 준 것만으로도 효과는 충분했다는 평이다.


방탄소년단 흥행 공식 따라가는 엔하이픈


'아이랜드'는 시작부터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기획과 제작 노하우를 담아내겠다는 포부를 숨기지 않았다.

Mnet은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앞서 여러 엔터테인먼트사의 신인 발굴 프로그램을 방영해왔다. 그리고 해당 프로그램들은 Mnet의 자체 오디션이나 리얼리티 프로그램보다 매니지먼트사의 참여 지분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랜드' 역시 합작사까지 설립하고 제작된 만큼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기획과 제작단계부터 밀접하게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아이랜드'는 방탄소년단의 차별화 전략으로 꼽히는 멤버들의 세계관과 서사를 강조했다. 경기도 파주에 3000여 평의 초대형 복합 전용 공간을 설치한 것도 이를 위해서라고 알려졌다. 엔하이픈 멤버들의 이야기는 '아이랜드'를 통해 이제 막 기반을 다졌을 뿐이다. 방탄소년단이 자신들의 세계관을 확대하고 변주하며 더욱 강력한 팬덤을 구축한 것처럼 엔하이픈 멤버들이 앞으로 어떤 이야기로 자신만의 음악을 들려주느냐에 따라 팬들의 마음이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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