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가 장병적금 '6% 이자' 약속을 어겼다? [팩트체크]

기본금리 5% 약속도 지키지 않고 있다?
국가 예산으로 약속한 혜택 1% 우대금리도?
원인은?…윤창현, 병역법 발의 안 됐다 주장

2018년 회의록 살펴보니…관련 개정안 발의
국민의힘 전신 한국당 의원들이 통과 반대
지난 6월24일 공군 제1전투비행단 기지에서 열린 전투태세훈련에서 장병이 표준탄약조립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7일 금융위원회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토대로 '장병내일준비적금'이 애초 정부 약속과 다르게 재정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병내일적금은 2018년 8월 출시됐다. 병역 의무수행자들의 전역 후 취업 준비와 학업 등을 위한 목돈 마련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기본금리 5%, 비과세, 국가 예산으로 지급되는 재정지원금 혜택 1%를 부여하기로 했다.윤창현 의원에 따르면, 약속했던 재정지원금 1% 우대금리가 현재 지급되지 않고 있다. 윤창현 의원 측은 정부에선 병역법이 통과되지 않아 지급할 수 없다고 하지만, 이같은 내용을 담은 병역법을 발의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기본금리 역시 5%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같은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

윤창현 의원의 주장은 사실일까?

윤창현 의원의 주장은 크게 두 가지다. 병역법이 발의도 되지 않았다는 것과 기본금리가 5%가 아니라는 것이다.우선 첫 번째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2018년 12월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는 '병역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올랐다.개정안에는 정부 예산으로 1%포인트 우대금리를 지원할 수 있게 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18일 <한경닷컴>이 당시 법사위 회의록을 살펴본 결과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해당 병역법 개정안 통과에 반대했다. 바른미래당 의원도 반대했다. 오히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해당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발언을 이어갔다.
2018년 8월 당시 송영무 국방부 장관 등이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장병내일준비적금 출시를 위한 관계기관 협약식에서 협약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음은 2018년 12월5일 법사위 회의록 내용 일부

김도읍 한국당 의원 : 퍼주다 퍼주다 이제 개인이 적금 드는 것에 대해서도 예산 지원을 하고, 도대체 나는 이 정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정신이 없어요. 이 법이 또 형평에 안 맞는 게 그러면 경제 사정이 어려워 갖고 그 적금을 들 수 어보는 더 어려운 장병에게는 재정지원을 못하고 그나마 적금 들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장병에게는 국가에서 또 주고, 그리고 그 대상자도 현역병뿐만 아니고 상근 예비역 사회복무요원 이런 사람들도 적금 들면 국가가…차관님, 차관님 돈이면 이렇게 막 퍼주겠어요?

표창원 민주당 의원 : 김도읍 의원이 문제 제기한 부분들에 충분히 공감 가는 부분이 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장병들에 대한 지원을 폭넓게 하자, 그래서 사기도 진작시키고 병역의 신성함을 더 고취시키자, 이것이 우리의 기본적인 목표잖아요. 장병내일준비적금이 2019년도 2월부터 지급이 되기 시작하고요. 그래서 여야 합의로 현재 10억원 예산이 지금 편성이 돼 있다고 합니다.

주광덕 한국당 의원 : 현역병에 대해서 지원하는 것에 대해서는 큰 이의가 없는 것 같고 사회복무요원 등까지 이렇게 대상 범위를 확대해야 되느냐 거기에 좀 이의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이 들어요.이완영 한국당 의원 : 현역병 중에서도 또 내가 써야 할 사람은 적금도 못 들면 불공평합니다. 또 내가 써야 할 사람은 적금도 못 들면 불공평합니다.

백혜련 민주당 의원 : 제 친구들이나 주변 분들 중에 자녀분들이 군대에 간 분이 많아서 생생한 장병들의 목소리를 들을 기회가 많았는데 장병들에 대한 국가의 정책 중에서 가장 많은 박수를 받고 있는게 사실 이 준비적금제도입니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 : 이게 형평성에 문제가 있는 거예요. 돈 있는 사람은 그런 금융상품을 들어서 고율의 이자를 얻으면서 또한 세액공제로 혜택을 보거든요.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친구들은 최대한 많이 넣으려고 할 거라고요. 그런데 그렇지 않은 친구들 같은 경우는 보급품 사서 쓰고 하기 바쁠 거에요. 형평성 문제가 충분히 있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여상규 법사위원장 : 토론이 좀 필요한 것 같습니다. 토론은 소위원회로 가서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 소위 회부 의견이 몇 분 있고 굉장히 강하기에 소위에 회부하겠습니다.
두 번째 주장, 즉 기본금리가 5%라는 내용 역시 사실이 아니다. 장병내일준비적금은 애초에 예치 기간에 따라 이자가 다르게 설계됐다. 군 복무 도중에 가입하면 18개월을 채우지 못해 최대금리를 받지 못하는 것이다.

국방부는 당초 18개월 이상 가입을 해야 5% 이상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게 설계했다. 이마저도 지난해 7월 군 복무 기간 단축 등으로 인해 최소가입 기간을 15개월로 축소됐다.

다음은 지난해 7월 발표됐던 국방부 보도자료 중 일부

군 복무 기간이 18개월로 단축되면서 장병준비적금의 가입 기간 기준을 현행대로 유지할 경우 병사들의 혜택이 축소될 수 있어 협약은행들이 기준을 조정했음.

5% 이상 금리가 제공되는 최소가입 기간을 기존 18개월에서 2019년 7월1일 이후 가입자부터는 15개월로 조정.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