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동안 100억어치 팔린 과자…"출시 이후 최대 기록"

집콕엔 단짠 과자가 '찐'…기업들 달콤한 3분기
과자 라면 업계 집콕 장기화에 실적 개선
"한국 외 모두 스낵 성수기, 고성장세"
비 '깡' 효과…깡 시리즈 7월 100억원 돌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직장인 박시현(36)세는 최근 늘어난 간식량이 고민이다. 박씨는 "일주일에 세 번 재택근무를 하는데 집에서는 주전부리를 손에서 놓치 못하게 됐다"며 "최근에 레트로 열풍과 함께 '선물세트'가 나왔길래 구입했다 사흘 만에 동이 났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내식 수요가 늘면서 과자업계가 3분기에도 호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오리온 등 일부 기업은 해외사업까지 호조를 보이며 '달콤한' 3분기 실적 시즌이 예고되고 있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8월 국내외 신제품 출시와 함께 호실적을 거뒀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8월 국내외 신제품 출시와 함께 호실적을 거뒀다. 사진=오리온 제공
특히 중국과 베트남, 러시아 등 해외법인 실적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매출이 각각 17.%, 12.7%, 25.8%씩 뛰어 모두 두자릿수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고성장세를 나타냈다.

매출 규모가 가장 큰 중국법인 영업이익이 10% 가까이(9.6%) 증가했고, 베트남과 러시아 법인 매출은 각각 13.2%, 60% 뛰었다. 한국법인의 경우 매출은 2.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7.3% 줄었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을 제외한 지역 모두 스낵 성수기를 누리며 고성장세를 기록했다"며 "한국의 경우 제주용암수, 닥터유드링크 등 신규 사업의 일부 적자가 반영됐으나, 신제품 판매 호조로 매출 증가세를 유지했다"고 분석했다.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3분기 연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2%, 7% 증가한 5943억원, 1086억원을 증가할 전망"이라며 "한국,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전체 국가에서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면서 컨센서스에 부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러시아의 경우 파이 부문 호조에 힘입어 외형 성장과 수익성의 동반 개선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과자와 라면을 함께 판매하는 농심, 삼양식품 역시 호실적이 예견되고 있다.
농심에 따르면 비를 광고 모델로 기용한 '새우깡'과 함께 '양파깡', '감자깡', '고구마깡' 등 이 회사 4개 제품의 지난달 매출이 처음으로 100억원을 돌파했다. 사진=농심 제공
특히 가수 비의 노래 '깡' 역주행 열풍을 마케팅에 활용한 '깡 시리즈'를 보유한 농심은 해당 과자 매출이 신기록을 쓰기도 했다.비를 광고모델로 기용한 '새우깡'과 함께 '양파깡', '감자깡', '고구마깡' 등 농심의 4개 제품의 지난 7월 월간 매출은 처음으로 100억원을 돌파했다. 농심 관계자는 "이는 4개 제품의 지난해 월평균 판매액 71억원보다 40% 이상 뛴 수치"라며 "깡 과자 출시 이후 최대 기록"이라고 전했다.

1970년대 초반에 출시된 장수 제품인 깡 시리즈 과자가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행동과 양식, 재가공해 올린 이미지·영상) 현상을 타고 새로운 활력을 얻은 것이다. 내년 출시 50년을 맞는 '새우깡'은 연간 7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농심의 대표 과자 상품이다.

차재헌 DB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깡 시리즈 과자의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며 별도 법인 기준 3분기 순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각각 7.7%, 69.8% 증가한 5093억원, 183억원으로 전망했다.삼양식품 역시 3분기 양호한 실적이 점쳐지고 있다. 한 연구원은 "수출 비중이 가장 높은 중국에서의 수출 추세가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그 외 국가에서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며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4.5%, 20.1% 증가한 1713억원, 252억원을 거둘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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