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 4등급도 3%대 금리...카뱅, 중신용자 대출 시장 '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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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1조원 공급 목표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중금리 대출 상품 판매가 가파르게 늘며 연간 1조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다른 제1금융권 은행들이 소극적인 분야에 뛰어들어 저축은행보다 낮은 금리를 무기로 빠르게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달 말 1조원 넘어설 수도
"중금리대출 공급자 역할 수행"
18일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이 은행의 8월 말 기준 중금리 대출 잔액은 889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5736억원을 공급한 것과 비교해 55% 늘었다. 이 추세라면 이달 말 1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중금리 대출은 신용등급 4~6등급의 중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신용대출을 말한다.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등도 중금리 대출 상품을 취급하고 있지만 최저금리가 연 4%대부터 시작한다. 평균 금리는 6%대 중반이다.
반면 카카오뱅크 중금리 대출 최저 금리는 연 3.16%부터 시작하고 평균 금리도 5%대 초반으로 낮다. 금리 경쟁력에서 카카오뱅크가 앞서고 있다는 의미다.
시중은행의 경우 중금리 대출을 사실상 꺼려 하고 있다. 한도가 최대 2000만원으로 제한돼 이자 수익이 높지 않지만, 연체율이 높아 건전성을 해치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한 임원은 "중금리 대출은 금액 기준 전체 신용대출의 5%에 불과하지만 연체율은 다른 상품 대비 2배"라며 "연체율은 높은 데 돈이 안 된다는 인식이 강해 판매에 소극적인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올 상반기 기준 국내 은행 신용대출 연체율은 2%대 초반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중금리 대출의 연체율은 4%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은행에 요구된 '중금리 대출 공급자'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적극적인 공급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매년 1조원 규모의 중금리 대출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5월 말부터는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 상품을 취급하기 시작했다. 같은 해 8월에는 자체 신용을 기반으로 기획한 중금리 상품을 별도로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