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값 1000만원…15대 한정판 '기블리 리벨레' 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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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성 기자의 [신차털기] 66회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마세라티는 올해 국내에 자사 효자 모델인 준대형 세단 기블리의 한정판 모델 '리벨레'를 선보였다. 직접 몰아 본 마세라티 기블리 S Q4 그란스포트 리벨레 에디션은 기존 모델과는 한층 다른 감성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 마세라티 기블리 S Q4 그란스포트 리벨레 에디션
▽ 리벨레 뜻이 반항아…강렬한 감성
▽ 전세계 단 30대 한정판 희소성도
▽ 작곡가 등이 조율한 매력적인 배기음
▽ 감성값 1000만원 더 쓴다면…1억5700만원
마세라티는 주력 세단 기블리에 세계 30대 한정으로 리벨레 에디션을 출시했다. 리벨레는 '반항아'를 뜻하는 이탈리아어다. 반항아라는 이름에 걸맞게 외관부터 강렬한 블랙&레드 조합이 이뤄졌다.은은하게 펄이 들어간 기블리 리벨레의 블랙 도장은 은연중에 드러나는 레드 컬러 브레이크 캘리퍼와 대조를 이룬다. 전체적으로는 상어를 연상시키는 기블리의 디자인이 유지되면서도 범퍼 디자인이 보다 스포티해져 공격적인 인상을 만들었다. 실내 디자인도 블랙과 레드 조합으로 스포티한 인상을 자아낸다. 대시보드와 시트 등 곳곳이 블랙과 레드 색상의 고급 천연 가죽으로 덮였다. 명품 가방을 만지는 것 같은 촉감을 실내 어디에서든 느낄 수 있다.
시트에 통풍 기능을 적용한 덕에 여름 장마철에도 쾌적함이 유지됐다. 스티어링 휠과 패들시프트, 콘솔박스 등 곳곳에는 카본 인테리어 마감이 적용됐다. 가죽만 있었다면 다소 단조로울 수 있었지만, 카본 마감이 이뤄진 덕에 시각적·촉각적 만족감도 높일 수 있었다. 콘솔박스에는 'Ribelle(리벨레) ONE OF 30'이라고 적힌 배지가 자리잡았다. 마세라티에서 기블리는 비교적 흔하게 만나볼 수 있지만, 이 차량은 세계 30대 한정 생산품이기에 쉽게 만나볼 수 없다는 자신감이 표현됐다.
기블리 리벨레는 세계 30대 한정 생산되고 국내에서 15대가 판매된다. 다만 한정판을 강조하고 싶었다면 '30대 중의 1대'보다 '30대 중에서 15번째'와 같이 생산 순서를 명기하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시동을 걸자 기블리 리벨레는 거친 배기음을 내뿜으며 언제든 달릴 준비가 됐음을 알려줬다. 기블리는 마세라티에서 막내급 차량이지만 전장·전폭·전고가 4975·1945·1480mm이고 공차중량도 2톤이 넘는 덩치를 자랑한다. 하지만 가속 페달을 밟으면 즉각적으로 내달리기에 실내에서 이러한 무게감을 느끼기는 쉽지 않다. 기블리 리벨레는 △I.C.E. △노말 △스포츠 3개 주행 모드를 제공한다. I.C.E.에서는 일반 세단과 같은 부드러운 승차감을 느낄 수 있고 노말에서는 스포티한 면모를 느낄 수 있다. 진가는 스포츠 모드에서 드러난다.엔진의 즉각적인 반응성과 민첩한 스티어링 휠 반응을 즐길 수 있고 승차감도 도로에 붙어 달리는 것 같은 안정감을 받게 된다. 그대로 엔진의 분당회전수(RPM)을 높이면 튜닝 전문가, 피아니스트, 작곡가 등이 조율한 매력적인 배기음을 즐기는 것도 가능해진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도 나무랄 데 없었다. 앞 차와 간격을 유지하며 달리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로를 이탈하지 않도록 돕는 차선유지보조, 액티브 사각지대 경고 등은 속도를 한껏 높이는 상황에서도 안전한 운전을 도왔다. 4륜구동 시스템을 탑재한 덕에 자세가 흐트러지는 일도 없었다. 기블리 리벨레는 3.0리터 V6 트윈 터보 엔진을 적용해 최고출력 430마력, 최대토크 59.2kg·m의 동력 성능을 낸다.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4.7초다. 스포츠 세단을 기준으로 볼 때 준수한 성능이지만, 기존 기블리와 차이가 없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실내 구성에 있어서도 기블리의 구형 디스플레이가 그대로 유지됐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등의 추가적인 기능 제공은 없었다.
기블리 S Q4 그란스포트 리벨레 에디션의 가격은 1억5700만원이다. 일반 기블리 최상급 모델인 S Q4 그란스포트에 디자인 감성을 더하며 가격이 1000만원 올랐다.
일반 기블리와 차별화를 선언했지만, 기능적인 측면에선 달라진 것이 없다. 일부 소비자들은 마세라티를 두고 감성으로 사는 브랜드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당신은 '감성 값'으로 1000만원을 더 지불할 용의가 있는가.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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