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금 3천만원 모였지만…'라면 화재' 형제, 7일째 의식 못 찾아

초등생 형제가 라면을 끓여 먹다 화재가 발생한 인천시 미추홀구 한 빌라에서 물청소 작업 중 떠밀려온 것으로 추정되는 컵라면 용기가 물웅덩이에 잠겨있다/사진=연합뉴스
인천 미추홀구의 한 가정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려다 발생한 불로 중태에 빠진 형제를 돕겠다는 문의 전화가 잇따르고 있지만, 일주일째 의식을 되찾지 못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2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발생한 인천 미추홀구 빌라 화재로 크게 다친 초등생 A(10)군과 B(8)군 형제는 이날도 서울의 화상 전문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이들 형제는 화상뿐 아니라 화재 당시 검은 연기를 많이 흡입해 자가 호흡이 힘든 상태여서 산소호흡기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몸의 40%에 3도 화상을 입은 A군은 호흡기 부위 등의 부상이 심각해 의료진이 수면제를 투여해 치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다리 등에 1도 화상을 입은 동생 B군의 경우 지난 17일 호흡 상태가 다소 나아짐에 따라 의료진이 산소호흡기를 제거하려고 시도했으나, 호흡기를 뗀 뒤 재차 자가 호흡이 되지 않아 계속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A군 형제와 어머니는 기초생활 수급 가구로, 경제적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생계·자활 급여 등을 받아온 것으로 파악됐다.한편 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면서 A군 형제 치료비 등을 기부하는 온정의 손길과 후원 문의가 관계 기관에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9일 학산나눔재단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기준으로 화재로 중태에 빠진 형제를 돕겠다고 나선 140여 명으로부터 3000여만원이 모였다. 기부금은 적게는 1만원대 미만부터 많게는 1000만원이 전달됐다.

우선 사용처가 지정되지 않은 기부금은 형제의 치료비로 우선 사용할 수 있도록 하되, 나머지 사용처가 지정된 금액은 용도에 맞게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재단 측은 추후 형제의 상태가 악화될 경우, 기부자에게 반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