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완 대행, 잘못된 '감정 표출' 핀토에 "또 그러면 안 써"

볼 판정에 흥분, 심판에게 박수…"한국 야구를 우습게 보면 안 돼"
"본인도 잘못했다고 해서 한 번은 기회를 줬지만, 다음부터는…"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외국인 투수 리카르도 핀토의 행동을 떠올리던 박경완 감독대행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었다. 박 감독대행은 2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kt wiz와 홈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핀토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핀토는 19일 kt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팀이 0-5로 지면서 패전투수가 됐다.

박 대행은 "전반적인 경기 내용과 결과만 보면 좋았다고 평가하면서도, 핀토의 '태도'에는 문제가 있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핀토는 5회에 프로 선수로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을 했다"고 지적했다.

상황은 핀토가 5회 밀어내기 볼넷으로 kt에 선취점을 내준 뒤에 발생했다.

핀토는 주심의 스트라이크 판정에 감정을 표출했다. 볼 판정에 흥분한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스트라이크 선언하는 주심을 향해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핀토는 주심을 응시하며 손뼉을 쳤는데, 경의가 아닌 불만의 표현으로 보이는 행동이었다.

김정국 주심은 마운드를 방문해 핀토에게 경고했다. 박 대행도 직접 그라운드로 나와 핀토에게 주의를 줬다.

박 대행은 "심판들도 사람이어서 스트라이크가 볼로, 볼이 스트라이크로 판정이 날 수는 있다.

그런 것은 게임의 운이다"라며 "선수는 게임에만 집중해야 한다.

볼 판정에 너무 흥분하면 모든 선수의 경기를 망칠 수 있다"며 실망감을 내비쳤다.
박 대행이 경기 중 선수에게 '그러지 말아라'라고 경고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는 "어제 5이닝이 끝나고 핀토에게 이야기를 했지만, 오늘 한 번 더 불러서 이야기하겠다"며 "그 상황에서는 선수 편만 들어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잘못된 행동은 분명히 잘못된 행동이다"라고 말했다.

박 대행은 핀토에게 '다시 한번은 기회를 주겠지만, 한 번 더 그런 모습을 보이는 순간에는 바꾸겠다.

한국에서 야구를 오래 하고 싶고, 좋은 분위기도 타고 있는데 이런 것 때문에 잘못되면 너에게도 손해 아닌가'라는 말로 타일렀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러 생각이 진짜 많이 들었다.

5이닝이 끝나고 투수를 교체해야 한다는 생각도 했고, 잘 이야기해서 기회를 줘야 한다고도 생각했다.

어제는 핀토도 잘못을 수긍하길래 한 번 더 기회를 줬다"며 "다음 등판에는 이런 모습이 안 나오도록 조치하겠다.

다음에 이런 상황이 되면 핀토는 안 쓰는 게 맞다"고 말했다.

박 대행은 지도자로서 선수를 바로잡아줘야 한다는 책임감도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선수를 과감하게 안 쓰는 것도 방법이지만, 이런 선수가 계속 야구를 할 수 있게 하는 게 지도자의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야구를 잘한다고 용납해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프로야구'의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도 있다.

박 대행은 "좋게 받아들이면 문화적 차이겠지만, 나쁘게 받아들이면 한국 야구를 우습게 봐서 나오는 행동일 수 있다"며 "어느 나라에 가서든 본인은 선수지 심판이 아니다. 화는 나겠지만 감정을 심하게 표출하는 것은 반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