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vs 민주당…'긴즈버그 후임' 두고 美대선 전초전 개막

트럼프 "조만간 후보 지명" 속도내자
민주당 "절대 안돼" '총력 저지' 모색
긴즈버그 유언 "새 대통령이 내 후임 정하길"
미국 '진보진영의 아이콘'인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이 2017년 새해 첫날 워싱턴DC 대법원에서 동료 대법관들과 함께 사진촬영에 참여한 모습. 미국 연방대법원은 긴즈버그 대법관이 18일(현지시간) 췌장암 전이에 따른 합병증으로 워싱턴에 있는 자택에서 별세했다고 밝혔다. 향년 87세.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두번째 여성 연방대법관이자 진보·여성운동의 아이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의 사망으로 후임자 임명 문제가 미국 정치권의 최대 이슈로 급부상했다. 대선을 6주 앞둔 시점에 사법부의 성향을 바꿔 놓을 수 있는 후임자 자리를 두고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의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대선 판도와 여론을 가늠할 대선의 전초전 성격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19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주에 (대법관) 후보를 지명할 것”이라며 “여성이 될 거다. 아주 재능 있고 훌륭한 여성”이라며 임자를 곧 지명하겠다 공언했다.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후임자 임명 속도를 두고 민주당은 오는 11월 대선 이후로 미뤄야 한다며 결사 반대하고 있다. 이는 2016년 2월 공화당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후임자 지목에 공화당이 인준을 거부했던 태도와 상충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긴즈버그 대법관의 후임으로 또 다른 보수 성향의 대법관을 임명하게 되면 보수 대 진보 비율이 6대 3으로 바뀌게 돼 대법관 이념 지형은 보수성이 더 강화된다. 9명인 연방대법관은 현재 보수 5명, 진보 4명으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미국 대통령은 관례적으로 보수, 진보 성향의 대법관을 반반으로 유지해 판결이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게 한다는 요구를 받아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취임 이후 현재까지 보수 성향의 브렛 캐버노, 닐 고서치 대법관 2명을 임명했다.이런 공세에 맞서 민주당은 '총력 저지'를 모색하고 있다.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소속 상원의원들과 전화 회의를 하고 긴즈버그 후임 지명에 대처하기 위한 전략을 논의한다고 CNN은 전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총력 저지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새 대법관을 지명할 경우 야당인 민주당으로선 막을 방법이 없다. 공화당에서 이탈자가 나오지 않는 한 말이다.

종신직인 연방 대법관은 대통령이 지명하며 상원이 인준을 거쳐 임명되는 데 현재 상원은 공화당이 과반인 53석을 차지, 장악하고 있다. 긴스버그 대법관은 이런 우경화 상황을 우려한 듯 임종 전 손녀에게 받아 적도록 한 성명에서 “새로운 대통령이 선임될 때까지는 나의 후임이 정해지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는 유언까지 남겼다.

새 대법관 후보로는 보수 성향 여성인 에이미 코니 배럿 제7연방고등법원 판사와 남아시아계 남성인 제6연방고법의 애뮬 타파 판사, 제11연방고법의 쿠바계 여성인 바버라 라고아 판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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