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급락에 외국인 컴백?…삼성전자·현대차 '수혜'

원·달러 환율, 8개월만에 1160원대 진입
"외국인 귀환 환경 조성…실적 개선 업종 관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원·달러 환율이 급락(원화 가치 강세)하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귀환 가능성이 커졌다.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 외국인들은 자본이득에 환차익까지 얻을 수 있어서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실적 기대감이 커진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이 외국인 수급의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달러 환율, 최근 26.6원이나 '급락'

21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50분 현재 1162.30원에 거래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8일 1160.3원에 거래를 마쳤다. 5거래일 동안 무려 26.6원 내린 결과다. 올해 1월23일 1168.7원을 기록한 후 1160원대에 재진입한 것은 약 8개월 만이다.

이같은 원화 급락은 최근 중국 위안화가 초강세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8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달러 대비 위안화의 기준 환율을 직전일보다 0.0084위안 내린 6.751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날 기준 역외에서 거래되는 위안화(CNH)는 전날보다 0.0020위안(0.03%) 내린 6.7519위안으로 6.7위안선 하향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위안화 강세의 배경은 중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빠르게 회복해서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15일 지난달 소매판매가 2조9273억위안(약 509조원)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0.5% 늘었다고 발표했다. 전달(-1.1%)은 물론 시장 예상치(0.0%)를 크게 웃돈 수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017년 이후 원화와 위안화 사이의 상관관계는 0.86에 달하면서 상당히 높다"며 "중국 경제지표 호조, 경기회복 기대감이 유입되면서 강세 압력이 커졌고, 원화 역시 위안화 강세에 힘입어 동반 하락하는 모양새"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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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귀환 가능성 커졌다…IT·자동차 업종 주목해야

이처럼 원화강세가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외국인이 증시에 돌아올 지 여부도 주목된다.

그간 외국인은 '팔자'를 지속해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2월 3조2250억원을 순매도를 시작으로 3월 13조4500억원, 4월 5조3930억원, 5월 4조620억원, 6월 4200억원을 팔아치웠다. 7월엔 5820억원을 사들였지만 8월에 다시 1조660억원을 팔면서 순매도로 돌아섰다.

원·달러 환율 하락은 외국인 수급에 우호적인 이슈다. 외국인 입장에서 국내 주식 투자를 통한 자본이득은 물론 환율 하락에 따른 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어서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 수급이 개선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은 맞다"며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실적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에 관련 종목들을 눈여겨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국인이 돌아온다면 시가총액 상위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업종을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외국인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들 업종을 집중적으로 매도한 바 있기 때문이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IT·자동차 기업들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차별화된 실적 상승 동력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로 돌아온다면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