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추석' 쓰레기 대란 우려…스팸 뚜껑 사라진다

비대면 배달 및 선물 증가에 쓰레기 대란 우려
유통가 기업들 속속 '착한 포장' 움직임
'뚜껑 없는 스팸', '쇼핑백 일체형' 등 등장
추석을 앞두고 올해 어느때보다 쓰레기 문제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유통가에서 '착한 포장'을 한 선물세트를 선보이고 나섰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민족의 대명절 추석을 맞아 유통가에서 '착한 포장'을 적용한 선물세트를 선보이고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비대면 선물 수요가 증가할 전망인 만큼 한층 환경 문제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2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올해 노란색 플라스틱 캡을 없앤 ‘스팸’으로 구성한 선물세트 2종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대표 제품 스팸의 포장재 중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뚜껑을 없앤 것이다.CJ제일제당은 또한 모든 선물세트 트레이를 햇반 생산 시 발생되는 용기 부산물을 사용해 만들었다. 올해는 선물세트에 사용되는 부직포 대신 종이 사용량을 늘렸다. 식용유를 담은 ‘유러피안 오일 기프트 세트’의 경우 포장재 중 트레이부터 겉포장까지 종이만 사용하고, 인쇄도수를 낮춰 잉크 사용량을 줄였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이번 추석에만 플라스틱 86t, 이산화탄소 배출량 80t과 부직포 100만개 분량을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애경산업의 경우 선물세트 포장재를 차별화한 ‘쇼핑백 일체형 선물세트’를 내놨다.이동시 편의를 위해 제공하던 쇼핑백을 없애고 쇼핑백과 선물세트 케이스를 일체화했다. 특히 플라스틱 트레이의 공간 비율을 지난해 선물세트보다 평균 약 15% 줄인 점이 특징이다. 선물세트 손잡이와 트레이, 케이스 등을 쉽게 분리할 수 있어 분리배출이 용이하도록 설계했다.
추석을 앞두고 올해 어느때보다 쓰레기 문제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유통가에서 '착한 포장'을 한 선물세트를 선보이고 나섰다. 사진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식품관에서 직원이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진 명절 선물세트 포장재를 선보이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현대백화점은 올 추석 선물세트 포장재를 모두 종이로 바꾼 '올 페이퍼 패키지' 과일 선물 세트를 확대했다. 과일 선물세트 총 80여개 품목에 대해 기존에 사용하던 플라스틱 고정틀과 완충 패드를 종이 소재로 교체했다.

현대백화점은 "올 페이퍼 패키지 적용 선물세트를 지난 설에 비해 두배 늘린 2만여 개 세트로 확대했다"며 "내년에는 모든 과일 선물세트를 올 페이퍼 패키지로 구성한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도 유통업계에선 포장재 감축 움직임이 꾸준히 나타나고 있다.

동원F&B는 플라스틱 용기를 없앤 조미김 제품 ‘양반김 에코패키지'를 출시했다. 롯데제과는 대표 과자제품 중 하나인 마가렛트에 친환경 에탄올과 관련 식품 포장재로 제조한 녹색인증 포장을 적용했다. 향후 빼빼로, 몽쉘 등 제품에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페트병 몸체에 라벨을 없앤 ‘아이시스8.0 에코’를 판매 중이다. 편의점 CU는 4월 플라스틱 비닐봉투 사용을 줄이기 위해 전국 모든 직영점에 생분해 소재인 PLA로 만든 친환경 봉투를 도입했다.한편, 올 들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물동량이 급증하면서 포장재 쓰레기 증가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생활물류 택배물동량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물동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0% 뛴 21억6034만여개로 집계됐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