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진출 숙원 푸는 농협은행…내년 베이징에 첫 지점 연다

농협은행 분리후 진출 본격 추진
호주·베트남 등에도 설립 나서

농협은행이 내년께 중국 베이징에 지점을 설립할 전망이다. 농협은행의 첫 중국 영업 거점이다. 향후 호주 시드니, 베트남 호찌민 등에도 지점을 세워 다른 은행에 비해 밀린다고 평가받던 해외사업을 본궤도에 올린다는 복안이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지난달 말 중국 금융당국인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에 베이징 지점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 신청서를 냈다.

베이징 은행보험감독국과 조율해 예비인가를 신청한 만큼 지점 개설을 위한 ‘8부 능선’을 넘은 것으로 여겨진다. 중국 금융업법상 지점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에는 6개월 정도 소요된다. 본인가에도 약간의 시일이 더 걸릴 전망이다.

농협은행은 국내 5대 은행 중 유일하게 중국 영업 거점이 없었다. 신한·국민·우리·하나은행은 중국 지점 혹은 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농협은행의 중국 진출 시도는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해외 순수 상업은행 진출만 허용하는 중국 은행감독법에 막혀 사무소 설립이 반려됐다. 농협이 신용부문과 경제부문으로 분리돼 농협은행이 별도로 설립된 이후인 2013년에야 첫 사무소를 설치했다. 현지 사무소로는 금융 영업을 할 수 없다. 합자회사 및 법인 설립, 지점 인가 등 여러 가지 안을 검토하면서 진출이 늦어졌다.

그동안 농협은행은 해외 진출 속도가 더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농협은행의 해외법인(미얀마·캄보디아)이 상반기에 거둔 순이익은 총 13억원으로 409억원(국민은행)~1012억원(신한은행)을 벌어들인 다른 은행에 밀렸다.

농협은행은 내년 상반기께 베이징 지점을 통한 영업이 가능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우선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에 대한 기업금융에 주력할 예정이다.

농협생명과 농협손해보험, NH투자증권, NH-아문디자산운용 등 해외 투자에 밝은 농협금융 계열사들과 연계해 기업투자금융(CIB) 영업도 강화할 계획이다. 농협금융은 2025년까지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이익을 전체의 20%(연 1500억원가량)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