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역 벤치마킹한 이탈리아, 코로나19 선방에 WHO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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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거점에서 방역 모범국으로…프랑스·스페인 등과 대비
적극적인 감염 의심자 추적·검사 효과…하루 10만명 검사 시행'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타격을 가장 먼저 받은 국가', '한때 중국 다음으로 바이러스 확진·사망자 수가 많았던 국가'
이탈리아를 가리키는 수식어다.코로나19가 무섭게 확산하던 지난 3월 사망자가 넘쳐나던 북부 베르가모의 화장장 앞에서 군용 트럭이 줄지어 시신을 다른 지역으로 옮기던 장면은 비극의 상징으로 세계인의 뇌리에 남아있다.
중국과 함께 전 세계 코로나19 확산의 진앙이라는 조롱을 받으며 유럽 이웃 국가들로부터도 외면당해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하지만 9월 현재 수치로 나타나는 이탈리아의 코로나19 상황은 다른 유럽 국가들과 비교해 꽤 인상적이다.최근 이탈리아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1천500∼1천900명 수준이다.
여전히 한국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규모이지만 하루 1만명에 육박했던 3∼4월을 생각하면 선방한다고 평가할 만한 성적이다.
일일 확진자 수가 연일 1만명을 넘어서며 사실상의 2차 확산기에 진입한 스페인·프랑스 등 다른 유럽국가들과 견주면 더욱더 그렇다.21일(현지시간)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 자료를 보면 최근 14일 기준 이탈리아의 인구 10만명당 확진자 수는 34명으로 스페인(300.5명), 프랑스(192.5명), 벨기에(116.1명), 네덜란드(109.8명), 오스트리아(105.7명), 덴마크(74.1명), 영국(70.7명) 등보다 월등히 적다.
지난주 세계보건기구(WHO)는 이탈리아가 유럽에서 코로나19 방역의 모범이 되고 있다고 칭찬하기도 했다.3월과 9월, 이탈리아는 무엇이 바뀌었을까.이탈리아 방역 정책을 설계한 윌터 리치아르디 보건부 고위 자문관은 최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핵심 요인으로 거리 두기와 마스크 착용, 집단 발병지에 대한 효과적인 통제, 밀접 접촉자 추적·검사·격리 등을 꼽았다.
과거와 비교해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적극적인 감염 의심자 추적과 광범위한 바이러스 검사다.
현지 방역 당국은 한명의 확진자가 나올 때마다 신속한 역학조사로 밀접 접촉자들을 찾아내 검사를 시행하고 양성일 때는 곧바로 격리 조처하고 있다.
하루 10만명 안팎에 이르는 검사자 수가 이를 뒷받침한다.
이탈리아의 일일 검사량은 인구 대비로 전 세계 최상위권이다.
국지적으로 집단 감염이 발생할 때도 방역 당국이 발 빠르게 개입해 위험 지역 전체를 격리함으로써 확산 고리를 차단하고 있다.
현지 보건 전문가들은 유사시 방역 당국의 대처 능력이 3월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체계적이고 신속해졌다고 입을 모은다.이러한 이탈리아 방역 정책은 상당 부분 한국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WHO 이사회에서도 활동하는 리치아르디는 한국 모델을 배우는데 앞장선 인물이다.
그는 이탈리아 최악의 바이러스 위기를 겪던 지난 3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탈리아와 한국의 코로나19 그래프를 비교하면 할수록 한국의 대응 전략을 따라야 한다는 확신이 든다"고 밝히기도 했다.
리치아르디는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들을 모아 한국 모델을 연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고 이후 드라이브-스루 검사 방식과 확진자의 동선을 파악해 알려주는 휴대전화 앱 등이 속속 도입됐다.여기에 더해 마스크 착용과 거리 두기 등 정부의 개인 방역 지침을 충실히 이행하는 이탈리아 국민의 성숙한 시민 의식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이탈리아 국민의 마스크 착용률이 90% 이상으로 유럽에서 가장 높다는 국제 조사 통계도 있다.
방심을 허용하지 않는 이탈리아 정부의 재확산 경계 태세도 높이 살 만하다.
유럽 다른 나라들이 관광객을 유인하고자 입국자 의무 격리 기간을 10일 이내로 줄이기 시작했지만 이탈리아는 여전히 WHO에서 권고한 14일을 고수하고 있다.
무방비 상태에서 코로나19의 습격을 받아 국가 보건·의료시스템이 사실상 붕괴하는 뼈아픈 경험을 한 이탈리아 정부와 국민은 바이러스가 통제 불능 상태로 재확산할 경우 그 대가가 무엇인지 너무도 잘 알고 있다고 한 전문가는 짚었다.다만, 이탈리아가 현 상황을 앞으로도 이어갈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프랑스·오스트리아·크로아티아 등 인접국들이 모두 2차 확산 위험에 놓인 상황이라 그 여파가 언제 이탈리아에 밀어닥칠지 예측하기 어렵다.
이탈리아가 재확산을 피한 게 아니라 지연시켰을 뿐이라는 다소 비관적인 분석도 있다.
보건 분야 최고 전문기관인 국립 고등보건연구소(ISS)는 지난 18일 발표한 주간 바이러스 동향 보고를 통해 "유럽 다른 국가에 비해 잘 통제하고는 있으나 천천히, 점진적으로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지난 14일 전국 초·중·고의 대면 수업 재개가 향후 바이러스 확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좀 더 시간을 두고 분석해봐야 할 변수로 꼽힌다.
/연합뉴스
적극적인 감염 의심자 추적·검사 효과…하루 10만명 검사 시행'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타격을 가장 먼저 받은 국가', '한때 중국 다음으로 바이러스 확진·사망자 수가 많았던 국가'
이탈리아를 가리키는 수식어다.코로나19가 무섭게 확산하던 지난 3월 사망자가 넘쳐나던 북부 베르가모의 화장장 앞에서 군용 트럭이 줄지어 시신을 다른 지역으로 옮기던 장면은 비극의 상징으로 세계인의 뇌리에 남아있다.
중국과 함께 전 세계 코로나19 확산의 진앙이라는 조롱을 받으며 유럽 이웃 국가들로부터도 외면당해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하지만 9월 현재 수치로 나타나는 이탈리아의 코로나19 상황은 다른 유럽 국가들과 비교해 꽤 인상적이다.최근 이탈리아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1천500∼1천900명 수준이다.
여전히 한국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규모이지만 하루 1만명에 육박했던 3∼4월을 생각하면 선방한다고 평가할 만한 성적이다.
일일 확진자 수가 연일 1만명을 넘어서며 사실상의 2차 확산기에 진입한 스페인·프랑스 등 다른 유럽국가들과 견주면 더욱더 그렇다.21일(현지시간)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 자료를 보면 최근 14일 기준 이탈리아의 인구 10만명당 확진자 수는 34명으로 스페인(300.5명), 프랑스(192.5명), 벨기에(116.1명), 네덜란드(109.8명), 오스트리아(105.7명), 덴마크(74.1명), 영국(70.7명) 등보다 월등히 적다.
지난주 세계보건기구(WHO)는 이탈리아가 유럽에서 코로나19 방역의 모범이 되고 있다고 칭찬하기도 했다.3월과 9월, 이탈리아는 무엇이 바뀌었을까.이탈리아 방역 정책을 설계한 윌터 리치아르디 보건부 고위 자문관은 최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핵심 요인으로 거리 두기와 마스크 착용, 집단 발병지에 대한 효과적인 통제, 밀접 접촉자 추적·검사·격리 등을 꼽았다.
과거와 비교해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적극적인 감염 의심자 추적과 광범위한 바이러스 검사다.
현지 방역 당국은 한명의 확진자가 나올 때마다 신속한 역학조사로 밀접 접촉자들을 찾아내 검사를 시행하고 양성일 때는 곧바로 격리 조처하고 있다.
하루 10만명 안팎에 이르는 검사자 수가 이를 뒷받침한다.
이탈리아의 일일 검사량은 인구 대비로 전 세계 최상위권이다.
국지적으로 집단 감염이 발생할 때도 방역 당국이 발 빠르게 개입해 위험 지역 전체를 격리함으로써 확산 고리를 차단하고 있다.
현지 보건 전문가들은 유사시 방역 당국의 대처 능력이 3월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체계적이고 신속해졌다고 입을 모은다.이러한 이탈리아 방역 정책은 상당 부분 한국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WHO 이사회에서도 활동하는 리치아르디는 한국 모델을 배우는데 앞장선 인물이다.
그는 이탈리아 최악의 바이러스 위기를 겪던 지난 3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탈리아와 한국의 코로나19 그래프를 비교하면 할수록 한국의 대응 전략을 따라야 한다는 확신이 든다"고 밝히기도 했다.
리치아르디는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들을 모아 한국 모델을 연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고 이후 드라이브-스루 검사 방식과 확진자의 동선을 파악해 알려주는 휴대전화 앱 등이 속속 도입됐다.여기에 더해 마스크 착용과 거리 두기 등 정부의 개인 방역 지침을 충실히 이행하는 이탈리아 국민의 성숙한 시민 의식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이탈리아 국민의 마스크 착용률이 90% 이상으로 유럽에서 가장 높다는 국제 조사 통계도 있다.
방심을 허용하지 않는 이탈리아 정부의 재확산 경계 태세도 높이 살 만하다.
유럽 다른 나라들이 관광객을 유인하고자 입국자 의무 격리 기간을 10일 이내로 줄이기 시작했지만 이탈리아는 여전히 WHO에서 권고한 14일을 고수하고 있다.
무방비 상태에서 코로나19의 습격을 받아 국가 보건·의료시스템이 사실상 붕괴하는 뼈아픈 경험을 한 이탈리아 정부와 국민은 바이러스가 통제 불능 상태로 재확산할 경우 그 대가가 무엇인지 너무도 잘 알고 있다고 한 전문가는 짚었다.다만, 이탈리아가 현 상황을 앞으로도 이어갈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프랑스·오스트리아·크로아티아 등 인접국들이 모두 2차 확산 위험에 놓인 상황이라 그 여파가 언제 이탈리아에 밀어닥칠지 예측하기 어렵다.
이탈리아가 재확산을 피한 게 아니라 지연시켰을 뿐이라는 다소 비관적인 분석도 있다.
보건 분야 최고 전문기관인 국립 고등보건연구소(ISS)는 지난 18일 발표한 주간 바이러스 동향 보고를 통해 "유럽 다른 국가에 비해 잘 통제하고는 있으나 천천히, 점진적으로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지난 14일 전국 초·중·고의 대면 수업 재개가 향후 바이러스 확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좀 더 시간을 두고 분석해봐야 할 변수로 꼽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