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출퇴근용으로 '딱'…초소형 전기차가 뜬다

'르노 트위지' 최대 80㎞ 주행
주차 부담 적고 오토바이보다 안전

대창모터스 '다니고' · 캠시스 '쎄보-C'
보조금 더해 600만~800만원대 구매

쎄미시스코 'EV Z' 경차로 분류
고속도로도 제한없이 주행 가능
전기차 시장에 ‘초소형’ 바람이 불고 있다. 작은 차체로 실용성을 극대화한 초소형 전기차를 기존 완성차업체는 물론 중견·중소기업들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출퇴근·등하교·장보기·배달 등 쓰임새가 다양해 초소형 전기차가 ‘시티카(도심형 자동차)’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배달부터 관광까지 ‘팔방미인’

르노 트위지
국내 초소형 전기차 시장에 불을 붙인 건 ‘르노 트위지’다. 르노삼성자동차가 2015년 출시한 트위지는 길이가 2338㎜, 폭은 1237㎜다. 일반 자동차 주차공간에 세 대의 트위지를 세울 수 있을 정도로 작다. 오토바이·스쿠터 등 이륜차처럼 좁은 골목을 빠르게 다닐 수 있고 주차 부담도 작다. 운전자가 완전히 노출되는 이륜차보다 더 안전하다는 장점도 있다. 220V 일반 플러그로 3시간30분 동안 충전하면 최대 80㎞를 달릴 수 있다.

트위지는 최근 배달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집에서 음식을 시켜 먹는 수요가 늘었고, 배달업체들도 트위지를 배달용 차량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BBQ·미스터피자·쉐이크쉑 등 유명 외식 브랜드들은 일부 지점에서 트위지를 배달용 차량으로 사용하고 있다. 뒷좌석을 트렁크로 대체하면 최대 75㎏의 짐을 실을 수 있다. 국내 최대 배달 앱인 배달의민족도 최근 초소형 전기차를 활용한 배달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최근 배달량이 급증하면서 안전사고가 늘어나자 오토바이보다 더 안전한 초소형 전기차가 차세대 배달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트위지의 독특한 생김새 덕분에 배달하면서 광고 효과도 낼 수 있다”고 말했다.올 4월에는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부산 사회복지기관 지원 사업에 트위지 17대를 투입했다. 이탈리아, 프랑스 등 해외에서는 관광객들이 트위지를 여행용 차량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제주 우도에서 트위지를 빌려탈 수 있다. 한국스마트이모빌리티협회에 따르면 초소형 전기차의 연간 판매량은 2017년 768대에서 지난해 2764대로 세 배가량 뛰었다.

불붙은 초소형 시장

대창모터스 ‘다니고’
초소형 전기차가 각광받으면서 중견·중소기업들도 시장에 뛰어들었다. 대창모터스는 ‘다니고(DANIGO)’, 캠시스는 ‘쎄보-C’를 출시했다. 가격은 각각 출고가 기준 1490만원, 1450만원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지급하는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면 600만~80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플랫폼 가맹택시 ‘마카롱택시’를 운영하는 KST도 계열사 KST일렉트릭을 통해 이달 자체 제작한 초소형 전기차 ‘마이브MI’를 공개했다.
쎄미시스코 ‘EV Z’
경쟁이 격화되자 각 업체는 다양한 방식으로 차별화에 나섰다. 쎄미시스코는 최근 초소형 전기차의 단점을 보완한 ‘EV Z(제타)’를 선보였다. 초소형 전기차는 자동차 전용도로 및 고속도로를 달릴 수 없지만 EV 제타는 경차로 분류돼 고속도로를 제한 없이 주행할 수 있다. 초소형 전기차에 없는 배터리 고속충전 기능도 추가했다. KST일렉트릭은 탈부착할 수 있는 보조 배터리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르노삼성도 트위지의 배터리 효율을 높이기 위해 연구개발(R&D)을 하고 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