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반세기 무역 최전방 수호

수출입화물 통관·관세 부과 수행
한국형 전자통관시스템 '유니패스'
14개국에 수출…국제표준 선도

최근 '빅 AI 모델' 개발 추진
원산지증명서 처리 등 자동화
노석환 관세청장(왼쪽)과 허태정 대전시장은 지난달 5일 대전테크노파크에서 디지털 뉴딜사업과 지역 발전을 선도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관세청 제공
한국 무역의 최전방 수호자인 관세청이 올해 개청 50주년을 맞았다. 지난달 열린 기념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외빈 초청 없이 주요 간부와 유관기관장 등 최소 인원만 참석한 채 간소하게 치러졌다.

노석환 관세청장은 기념사에서 “혁신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민에게 더 신뢰받는 관세청을 만들어나가겠다”며 “관세국경 수호기관으로서 안전한 대한민국을 이뤄나가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도 영상메시지를 통해 “우리 무역의 최전방 수호자인 관세청의 개청 50주년을 국민과 함께 축하한다”며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경제 관문으로서 포스트 코로나 무역시대를 내다보며 혁신의 길을 걸어주길 바란다”고 격려했다.1970년 8월 27일 관세청이 문을 연 이후 한국 무역 규모는 연간 28억달러에서 2019년 1조181억달러로 373배가 됐다. 세수는 1200배, 불법 무역 단속은 2600배 이상 증가했다.

관세청은 지난 50년간 수출입화물 통관과 관세 부과뿐 아니라 국민안전, 국민생활 관련 다양한 업무를 수행해 왔다. 최근에는 무역금융 사기대출 적발, 북한산 석탄 밀수입 수사, 일본 수출규제 관련 수출입기업 종합지원 대책 시행, 마스크 수급 안정화 등에도 기여했다.

지난해에는 세계관세기구(WCO) 능력배양국장을 배출하는 등 해외에 이른바 ‘관세 외교관’을 다수 내보냈다. 14개국에 한국형 전자통관시스템(유니패스)을 수출하고 29개국에 관세행정 경험을 컨설팅했다.관세청의 유니패스는 통관 분야 국제표준을 선도하고 있다. 유니패스는 2006년 통관 서비스 분야에서는 세계 처음으로 ISO 20000 인증을 획득했다. 최근에도 영국표준협회(BSI)의 인증심사를 통과, ISO 20000 인증을 15년 연속 유지했다. ISO 20000은 국제표준화기구(ISO)가 2005년 발표한 정보통신서비스의 운영·관리와 보안 등에 관한 국제표준으로, 5개 분야 15개 항목에 관한 실사를 통과해야 인증받을 수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15년 연속 ISO 20000 인증을 유지함으로써 전자통관시스템의 세계적 우수성을 거듭 입증했다”며 “서비스를 계속 개선해 통관 분야 국제표준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관세청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관세국경 관리에 활용하는 업무를 전담하는 빅데이터추진단도 지난 7월 출범시켰다. 빅데이터추진단은 전자통관심사와 AI 엑스선검사 등 일부 업무영역에 도입된 빅데이터·AI 기술을 모든 업무에 적용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이를 위해 빅데이터추진단은 전자통관시스템 유니패스에 축적된 데이터를 모아 AI로 가공·분석하는 빅 AI 모델 개발에 나선다. 빅 AI는 여행자와 화물 등 개별 정보를 바탕으로 축적된 정보와 비교해 위험 요소 발생 전조를 감지함으로써 신속한 대응에 기여할 수 있다고 관세청은 설명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원산지증명서 처리, 챗봇 상담, 품목분류(HS) 코드 찾기 등을 AI로 수행하는 시스템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세청은 지역사회와도 호흡을 같이하고 있다. 관세청은 대전시와 손잡고 AI 스타트업 육성에 나섰다. 두 기관은 지난달 디지털 뉴딜사업과 지역발전 상호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AI 전문기업을 발굴하고 시제품 개발을 지원한다. 관세청의 강점인 물류·보안 분야 신기술을 상용화한 스타트업도 육성한다. 관세·물류 데이터를 활용한 빅데이터·AI 등 신기술 분야 전문 인력 양성 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게 된다. 관세청 관계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업해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불법 복제품 판독 AI 기술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