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고객 니즈 집요하게 알아내야"

구광모 LG그룹 회장, 22일 사장단 온라인 워크샵
"개인화 트렌드 니치 넘어 빠르게 보편화"
"평균적인 고객 니즈 접근법 더이상 안 통해"

LG그룹이 비대면 화상회의로 사장단 워크샵을 열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대응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고 22일 발표했다.

워크샵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은 사장단과 함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고객가치, 포스트코로나 대응방안 등을 주로 논의했다. 지난해까지 LG그룹은 경기 광주 LG인화원에서 모여 하루 종일 사장단 워크샵을 진행해왔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회의 방식을 채택했다.

구 회장은 '집요함'이라는 키워드를 강조했다. 통상적인 방식으로 소비자 수요를 파악해서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의미에서다. 그는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개인화 트렌드가 니치(Niche)를 넘어 전체 시장에서도 빠르게 보편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평균적인 고객 니즈에 대응하는 기존의 접근법으로는 더 이상 선택 받기 어렵다”며 “고객에 대한 ‘집요함’을 바탕으로 지금이 바로 우리가 바뀌어야 할 변곡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LG 최고경영진 40여명은 LG경제연구원으로부터 코로나19로 인한 국내외 경제 환경 변화에 대한 분석과 전망을 공유 하고, 그 대응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LG경제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 여파가 길어짐에 따라 글로벌 경제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보호주의 확산과 탈세계화 가속화, 환율 등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동·교역의 제약으로 인해 소비자 수요도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홈(Home), 건강·위생, 비대면·원격, 친환경 등 분야에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LG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진은 사업별 특성에 맞는 기회를 찾아 비즈니스 모델 혁신 등을 통해 발 빠르게 대응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주요 시장별 공급망 유연성도 높여 나가기로 했다.

회의를 통해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경쟁을 넘어 고객 중심 기업으로 빠르게 바뀌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를 위해 사장단은 고객과 시장을 더욱 세분화해 구체적인 니즈를 찾아 집요하게 파고드는 실행 방식에 대해 논의했다.

고객 가치 실천도 대대적으로 혁신한다. 구매 이전 제품 정보를 확인하는 단계에서부터 사후서비스에 이르는 각 단계별 고객 접점을 면밀한 점검할 방침이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각 과정을 개선하기로 했다.

DX 가속화와 관련해서는 사용 패턴과 고객 만족도 등의 빅데이터를 제품 디자인과 상품기획, 그리고 마케팅 의사결정에 활용하고 있는 LG전자의 적용 사례 등을 살펴봤다. CEO들은 경영활동에 디지털 데이터를 활용하는 한편 구성원들이 새롭게 도전하는 DX 시도에 대해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LG는 하반기부터는 LG 계열사의 20여개 조직에서 선정한 40여개의 세부 DX 과제를 본격적으로 실행해 성과를 창출해 나갈 계획이다.

구 회장은 "앞으로의 경영환경은 더 심각해지고, 어려움은 상당기간 지속될 걸로 보인다"며 "어려움 속에도 반드시 기회가 있는 만큼 발 빠르게 대응해 가자"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