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이 주치의 "조두순 출소…나영이 가족 이사 국민 도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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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순, 술 먹으면 이성 마비되는 부류"조두순(사진)으로부터 잔혹한 성범죄 피해를 본 나영이(가명)의 초기 심리 치료를 맡았던 소아정신과 전문의 신의진(56·여) 한국폭력학대예방협회 회장이 "나영이 가족의 이사를 위해 국민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회와 정부, 피해 가족 살피지 않았다"
신의진 회장은 23일 YTN 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나영이 아버지의 '돈이라도 있으면 그 사람들한테 전세비용 줘서 보내고 싶다'는 말을 듣고 큰일 났다 싶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결국 올 12월이 되면 조두순이 다시 안산에 나올 것이고, 조두순 집과 피해자 집은 정말 1km 밖에 안 떨어져 있다"면서 "그 가족들이 겪을 고통과 트라우마가 다시 형성되면 아이가 어떻게 될까 걱정된다"고 모금운동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또 "오랫동안 국민청원도 해가면서 이 문제를 계속 제기해왔지만 결국 (정부가) 한 게 뭐가 있느냐"면서 "예전 피해자가 배변백을 떼는 끔찍한 수술을 두 번이나 했지만 그 비용도 실은 국민들이 모금해줬다"고도 했다.
그때처럼 이번에도 국민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신의진 회장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조두순 출소 후 재범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놨다.
그는 "조두순은 술을 먹으면 거의 이성이 마비되는 그런 부류의 사람 같다"면서 "당시 재판과정에서도 피해자 가족들을 노려본다든지, 끝까지 본인이 옳다고 전혀 반성의 기미도 없이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또 "사람이라면 그럴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이 과연 세월이 지나는 동안 얼마큼 변했을 지 걱정된다"면서 "물론 다시 범죄를 저지를지, 안 저지를지는 함부로 예측 못하지만 가족 입장에서는 충분한 공포를 겪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피해자 아버지께서 처음에는 '우리가 잘못한 게 아닌데 조두순이 다른 데로 가야지'라고 말씀하셨는데 결국 국가가 못 지켜줬기 때문에 이제는 '12월 전에 다른 데로 나가서 살고 싶다'고 했다. 우리가 도울 수밖에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