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손흥민도 받는 통신비 왜 우리만 안 줘?"…뿔난 4050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2일 국회에서 2020년도 제4차 추가경정예산안 합의사항 발표에서 합의문에 서명한 후 합의문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성호 국회 예결위원장,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추경호 예결위 간사. 사진=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여야가 지난 22일 4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처리했지만 만13세 이상 전국민에게 지원하기로 했던 통신비 2만원을 연령별로 선별 지원하기로 논란이 일었다. 지원 대상은 만16~34세, 만65세 이상으로 최종 결정됐다.

통신비 지원을 연령별로 나눈 데 대해 온라인상에선 반발이 거세다.한 누리꾼은 "수백억원씩 버는 BTS(방탄소년단)·손흥민(축구선수)도 받는 통신비를 월 250만원 버는 내가 못 받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했다. 소득·자산 기준이 아닌 연령별 선별지원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비판이다.

여야는 소득·자산 기준으로 통신비를 지원할 경우 지원 대상 분류에 행정력 투입이 불가피해 추석 전 지급 완료가 어려워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는 "만 35~64세는 대부분 고정수입이 있어 통신비 지원 대상에서 제외했고, 만16세 이하는 돌봄비 지원이 되기 때문에 제외했다"고 설명했다.그러자 누리꾼들은 "나는 만35세인데 고정수입이 없다. 한 살 차이로 지원 못 받는 건 억울하다" "2만원 안 받아도 상관 없지만 우린 나라에서 버린 세대인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야권은 통신비 2만원을 전국민에게 지원하기보단 해당 예산으로 어려운 계층을 더 중점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통신비 전국민 지급에 대해서는 범여권인 정의당과 열린민주당도 공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통신비 선별지급은 이들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4050 세대의 반발이 가장 심하다. 4050 세대는 세금을 가장 많이 내지만 번번이 국가가 주는 혜택에서는 제외되는 세대라는 자조 섞인 반응이 나왔다. 4050 세대로 추정되는 한 누리꾼은 "우리 2030 때에는 애들 어린이집이며 각종 예방 접종 등 혜택이라곤 없다가 4050이 되니 지금 2030들에게 각종 혜택을 쏟아붓고 있다"며 "4050 세대는 세금만 또박또박 바치고 나라에서 주는 혜택은 개미 눈곱만큼 받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4050 세대는 세금 납부 거부 운동을 하자"며 "세금은 죽어라 걷어가는 세대한테 통신비 2만원도 주기 싫으냐. 그러면서 재벌 손자, 국회의원 아들 등에게 통신비 지원하냐"고 했다.

앞서 통신비 전국민 지원을 주장했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민께 말씀드렸던 만큼 도와드리지 못하는 것에 죄송하다"면서 "협의를 빨리해 추경을 집행해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에 불가피했다는 것을 이해해달라"고 당부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