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동걸린 서울시 공공와이파이…25명 구청장도 반발

사진=연합뉴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서울시가 공공와이파이 사업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25명의 서울시 구청장들이 조속한 사업을 촉구하고 나섰다.

서울시구청장협의회는 23일 입장문을 내고 "서울시의 공공와이파이 사업은 1000만 서울시민 절대 다수의 요구"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협소한 법령 해석에서 벗어나 공공와이파이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줄 것을 건의한다"고 밝혔다.서울시는 올해부터 2022년까지 총 1000억원을 들여 ‘스마트도시 구축사업’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는 480억원이 투입되는 ‘에스넷’ 사업이 포함된다. 이 사업은 시의 자가망을 통해 공원, 도로, 전통시장 등 모든 공공지역에서 무료로 와이파이를 쓸 수 있게 하는 서울시의 역점 사업이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는 서울시에 사업을 중단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여러차례 보내며 반대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서울가 자가망을 이용해 시민들에게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하는 것은 현행법 위반이라고 판단해서다. 전기통신사업법에 기간통신사업자만 타인에게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는 무료 와이파이를 일반에게 제공할 수 없다는 게 과기정통부의 설명이다.

서울시는 국가와 지자체가 정보격차 해소 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국가정보화기본법과 방송통신발전기본법 등을 들어 현행법상 문제가 없다며 사업을 포기할 수 없다고 맞서는 상황이다.구청장협의회는 시민의 73.5%가 '공공와이파이 사업은 시민의 통신기본권 차원에서 추진돼야 한다'고 답했다는 여론조사결과를 공개하며 "서울시 공공와이파이 사업은 시민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협의회는 "관계법령 간 상충 요소가 있거나 제도적 미비점이 있다면 과기부가 적극적으로 제도 개선에 나서줄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협의회는 또 제안문을 통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세액공제 방식의 착한 임대인 사업이 확산할 수 있도록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을 신속히 처리해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다.서울시는 임대인과 임차인이 상생협약을 맺어 자발적으로 임대료를 내리면 인하액 30% 범위에서 최대 500만원을 건물 보수와 전기안전점검 비용으로 지원하는 '서울형 착한 임대인' 사업을 하고 있다. 정부도 임대료 인하액 50%에 대한 세액공제를 연말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