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해서 수업 못 듣겠다"…부산 대학가 곳곳 방역 사각지대

"불안해서 수업을 제대로 못 듣겠어요.

학교 안팎에서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는 모습이 보이는데…."
동아대 부민캠퍼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13명이 잇달아 나오면서 일부 대학이 비대면 강의로 전환하는 등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캠퍼스 곳곳에서 방역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상당수 학생이 여전히 학교 건물 안에 있는 학과실, 일부 동아리실에 모여 밥을 먹거나 동아리 관련 활동을 하고 있다.

부산대 2학년 정모(20)씨는 "과 동아리방에서 7∼8명이 모여 밥을 먹고, 학교 앞 술집에도 간다"며 "모두가 모이는 자리이니 참석하지 않기엔 눈치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행여나 코로나에 감염돼 수업을 함께 듣는 학생들에게 피해를 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학교 앞 즐비한 카페도 학생들로 여전히 북적였다.

최근에는 채용 시즌이 겹치면서 카페를 찾는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신조어)이 더 늘었다.

일부 학생은 마스크를 턱까지 내린 채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카페를 찾은 학생은 코로나19로 수업 시간 외 학내 건물에서 머물 수 없다는 지침이 생기면서 마땅히 공부할 수 있는 곳이 없다며 토로하기도 했다.

3학년 오모(24)씨는 "대면 강의와 실시간 비대면 강의가 연달아 있으면 이동할 시간이 부족해 감염 우려에도 가까운 카페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도서관도 50인으로 좌석 제한을 둬 갈 곳 없다"고 말했다.
또 부산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이유로 학내 운동장에 있는 농구장 사용을 금지했지만, 테이프로 둘러막아 놓는 것 외 별다른 조치가 없어 지역민들이 쉽게 드나들고 있다.농구장 출입은 금지했지만 바로 옆에 있는 축구장은 개방돼 있어 제대로 방역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부산대 4학년 김모(25)씨는 "넓은 해수욕장에서도 마스크 착용이 의무인데, 밀집도가 낮다는 이유로 축구장 출입을 막지 않는 것은 이상하다"며 "농구장 출입을 막아 축구장을 찾은 사람들이 느는 풍선효과가 생기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최근 동아대학교 기숙사에 살던 학생이 확진 판정을 받자 타 대학 기숙사에서 지내는 학생들도 불안해하기는 마찬가지다.

기숙사 특성상 식당과 샤워실 등 함께 사용하는 공간이 많다 보니 불안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지난 학기부터 기숙사에서 생활한 조모씨는 "아무리 조심하더라도 공용으로 사용하는 곳이 많고 샤워실에서는 마스크도 벗어야 하니 우려가 크다"며 "기숙사에 사는 학생들은 집 안에서 마스크를 쓰는 것과 같으니 불편해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