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커머스 유료회원제 춘추전국시대…위메프·11번가 '후퇴'
입력
수정
e커머스 유료회원제 경쟁 심화 [이슈+]충성고객 확보를 위한 전자상거래(e커머스) 업계의 유료 회원제 경쟁이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 네이버란 복병이 등장해 경쟁이 가열되는 와중에 위메프와 11번가가 운영 중이던 유료회원제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했다. 반면 GS리테일은 새로 온라인쇼핑몰을 열면서 유료 회원제를 도입했다.
▽ 위메프·11번가 서비스 종료 결정
▽ '공룡' 네이버가 '복병'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위메프와 11번가는 오는 10월과 11월 운영 중이던 유료 회원제 서비스 '특가클럽'과 '올프라임'을 중단할 계획이다. 위메프는 지난해 1월 시작한 회원제 서비스 '특가클럽'을 다음달 6일자로 종료하기로 했다. 이미 신규 가입은 이달 7일부터 중단한 상태이고, 기존 회원의 혜택은 다음달 5일까지만 유지된다. 특가클럽은 전용상품과 무료배송, 일부 대상상품에 대해 2%의 포인트 적립을 제공하던 서비스다.
위메프 관계자는 서비스 중단 결정에 대해 "특가 상품 한정 적립, 일부 고객을 타깃으로 한다는 한계성이 있었다"며 "대신 위메프 이용 고객 대다수가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가격적인 혜택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온라인 쇼핑몰 11번가도 SK텔레콤과 손잡고 운영하던 '올프라임' 회원제를 11월 말로 종료하고, 새로운 멤버십을 구상 중이다. 올프라임은 한 달에 9900원을 내면 특가 쇼핑, 포인트 2% 추가 적립과 콘텐츠, 배달앱(운영프로그램) 할인 쿠폰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였다.11번가 관계자는 "올프라임은 SK텔레콤이 주도하고 11번가가 참여한 구독형 멤버십"이라며 "내년 초 새로운 혜택을 담은 차별화된 멤버십 프로그램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위메프와 11번가가 유료 회원 서비스의 투입비용과 성과를 위한 시간 소요 등을 검토한 끝에 서비스 개편에 나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유료회원제 서비스는 ‘플랫폼 록인(lock-in) 효과를 위해 소비자가 일정 비용을 내면 별도의 할인 혹은 적립 혜택과 배송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고정 고객층 확보에 유용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초기 성과에 비해 투자비용이 크다는 평가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서 가장 먼저 유료 회원제를 도입한 곳은 이베이코리아다. 2017년 선보인 '스마일클럽'은 연회비를 내면 자체 간편결제수단인 스마일캐시로 사실상 멤버십비를 환급해주고 전용 특가딜을 선보이는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하며 인기를 끌었다.이후 유료 회원제 서비스는 유통가로 급속도로 확산됐다. 온라인 쇼핑몰들은 대부분 유료 회원제와 자체 혹은 연계 간편결제 서비스를 함께 묶는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쿠팡이 '로켓와우', 티몬이 '슈퍼세이브'란 이름의 멤버십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전통 오프라인 유통강자 롯데그룹이 간편결제 서비스 'L페이'를 운영하고 최근에는 통합온라인몰 앱(운영프로그램) ‘롯데ON(롯데온)'을 중심으로 한 유료 회원제 '롯데오너스'를 선보인 것도 같은 궤다.
또한 GS리테일은 이달 유기농 상품 전문 온라인몰 '달리살다'에 유료 회원제 서비스 '달리드림패스'를 도입했다. 상품 구매 시 최대 50% 할인, 해외 직구 서비스 이용 및 무료배송 등 혜택을 내세웠다.
업계의 관심은 올 6월 시장에 뛰어든 '공룡' 네이버에 쏠려 있다. 네이버가 올 6월 적립과 콘텐츠란 '패키지 혜택'을 내세운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으로 소비자 지갑과 통장을 한꺼번에 공략에 나섰기 때문이다. 네이버페이와 네이버통장까지 연계한 최대 5% 적립 혜택에다 묶음 콘텐츠 혜택도 제공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e커머스는 충성고객 만들기가 쉽지 않은 상황인데 경쟁이 심화되면서 혜택을 골라 먹는 '체리 피커'의 선택지가 한층 넓어졌다"며 "네이버는 유통사업에서 가장 어려운 작업이라고 할 수 있는 '집객'을 이미 끝내 놓고 시작해 위협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