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로 1분 만에 6억…'라이브 커머스'의 힘 [여기는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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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20초 만에 6억3000만원어치 유자차 5만2173개 완판. 중국의 ‘슈퍼 왕홍(인플루언서)’ 리자치(李佳琦)가 지난 5월 17일 한국 유자차 판매 모바일 생방송에서 올린 기록이다. 이날 한국 유자차 생방송에 접속한 사람은 3155만 명이나 됐다.
800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갖고 있는 그는 한국산 유제품 음료 생방송에서도 5분 만에 20만 개를 모두 팔아 5억5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중국 내 온라인 생방송 쇼핑 이용자 수는 5억 명을 넘었다. 시장조사업체 즈옌에 따르면 올해 중국 라이브 커머스 시장 규모는 9610억위안(165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라이브 커머스는 라이브 스트리밍(live streaming)과 이커머스(e-commerce·전자상거래)의 합성어다. 코로나 사태로 ‘집콕 문화’가 퍼지면서 주요 유통채널이 됐다. 판매자가 생방송으로 제품 정보를 소개하면 시청자들이 댓글로 의견을 교환하면서 구매 여부를 결정한다. 방송 창에서 ‘구매하기’ 버튼을 누르면 바로 제품을 살 수 있다.
TV홈쇼핑은 쇼핑 호스트가 일방적으로 제품을 설명하는 방식이어서 소비자의 궁금증을 금방 해소할 수 없지만 라이브 커머스는 실시간으로 소통을 할 수 있다. 판매자가 시청자들의 요청에 따라 상품을 직접 사용하면서 질문에 즉각 대답을 한다.
라이브 커머스의 시초는 중국이다. 알리바바 그룹의 이커머스 플랫폼 ‘타오바오’가 2016년 ‘타오바오 라이브’를 시작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밀레니얼 인플루언서 ‘왕홍’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관련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패션이나 생활용품 외에 고급 가구와 자동차, 주택까지 취급하고 있다. 중국 소비자의 폭발적인 반응 덕분에 국내 업체들의 수출도 급증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올 상반기 중국시장 매출액은 53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274억원)보다 24.4% 증가했다. 이 기간 전체 매출(3조6795억원)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11.5%에서 14.4%로 늘었다. 올 상반기 화장품 면세점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4%나 급감한 상황에서 중국 매출이 늘어난 것은 라이브 커머스 덕분이라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아마존이 2019년부터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라이브 스트리밍 쇼핑 서비스 ‘아마존 라이브’를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형 포털부터 유통 대기업, 이커머스업계가 경쟁을 펼치고 있다. 네이버의 ‘쇼핑 라이브’에서는 중소상공인들이 생방송과 실시간 채팅으로 상품을 소개하고 판다. 카카오도 ‘카카오 쇼핑 LIVE’를 시작했다. 백화점들까지 라이브 커머스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판매업자들은 TV홈쇼핑보다 수수료 부담이 적다는 점에서 이를 반기고 있다. 방송 송출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고,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촬영할 수 있어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다. 홈쇼핑과 달리 화면을 클릭하면 바로 옷을 살 수 있고, 재고가 얼마나 남았는지도 바로 알 수 있어 소비자 반응 역시 좋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국내 라이브 커머스 시장 규모는 올해 약 3조원, 2023년까지 8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모바일 포맷에 적합한 형식의 콘텐츠이기 때문에 인터넷에서 활성화되기에 유리한 조건이다. 라이브 커머스를 대행하는 업체들에 수백억원의 투자가 몰리는 등 관련 시장이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TV홈쇼핑과 달리 특별한 심의 절차나 규제가 없는 탓에 허위·과장광고나 안전성 문제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중국에서도 무분별한 스트리밍 콘텐츠가 늘어남에 따라 당국이 지난 6월 플랫폼들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를 벌였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800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갖고 있는 그는 한국산 유제품 음료 생방송에서도 5분 만에 20만 개를 모두 팔아 5억5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중국 내 온라인 생방송 쇼핑 이용자 수는 5억 명을 넘었다. 시장조사업체 즈옌에 따르면 올해 중국 라이브 커머스 시장 규모는 9610억위안(165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라이브 커머스는 라이브 스트리밍(live streaming)과 이커머스(e-commerce·전자상거래)의 합성어다. 코로나 사태로 ‘집콕 문화’가 퍼지면서 주요 유통채널이 됐다. 판매자가 생방송으로 제품 정보를 소개하면 시청자들이 댓글로 의견을 교환하면서 구매 여부를 결정한다. 방송 창에서 ‘구매하기’ 버튼을 누르면 바로 제품을 살 수 있다.
TV홈쇼핑은 쇼핑 호스트가 일방적으로 제품을 설명하는 방식이어서 소비자의 궁금증을 금방 해소할 수 없지만 라이브 커머스는 실시간으로 소통을 할 수 있다. 판매자가 시청자들의 요청에 따라 상품을 직접 사용하면서 질문에 즉각 대답을 한다.
라이브 커머스의 시초는 중국이다. 알리바바 그룹의 이커머스 플랫폼 ‘타오바오’가 2016년 ‘타오바오 라이브’를 시작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밀레니얼 인플루언서 ‘왕홍’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관련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패션이나 생활용품 외에 고급 가구와 자동차, 주택까지 취급하고 있다. 중국 소비자의 폭발적인 반응 덕분에 국내 업체들의 수출도 급증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올 상반기 중국시장 매출액은 53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274억원)보다 24.4% 증가했다. 이 기간 전체 매출(3조6795억원)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11.5%에서 14.4%로 늘었다. 올 상반기 화장품 면세점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4%나 급감한 상황에서 중국 매출이 늘어난 것은 라이브 커머스 덕분이라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아마존이 2019년부터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라이브 스트리밍 쇼핑 서비스 ‘아마존 라이브’를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형 포털부터 유통 대기업, 이커머스업계가 경쟁을 펼치고 있다. 네이버의 ‘쇼핑 라이브’에서는 중소상공인들이 생방송과 실시간 채팅으로 상품을 소개하고 판다. 카카오도 ‘카카오 쇼핑 LIVE’를 시작했다. 백화점들까지 라이브 커머스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판매업자들은 TV홈쇼핑보다 수수료 부담이 적다는 점에서 이를 반기고 있다. 방송 송출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고,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촬영할 수 있어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다. 홈쇼핑과 달리 화면을 클릭하면 바로 옷을 살 수 있고, 재고가 얼마나 남았는지도 바로 알 수 있어 소비자 반응 역시 좋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국내 라이브 커머스 시장 규모는 올해 약 3조원, 2023년까지 8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모바일 포맷에 적합한 형식의 콘텐츠이기 때문에 인터넷에서 활성화되기에 유리한 조건이다. 라이브 커머스를 대행하는 업체들에 수백억원의 투자가 몰리는 등 관련 시장이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TV홈쇼핑과 달리 특별한 심의 절차나 규제가 없는 탓에 허위·과장광고나 안전성 문제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중국에서도 무분별한 스트리밍 콘텐츠가 늘어남에 따라 당국이 지난 6월 플랫폼들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를 벌였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