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사망발표 사흘째' 해수부 "월북여부 등 조사 관여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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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북 증거 확보한 바 없다', '가지런한 슬리퍼' 등 브리핑 내용 '혼선 가중' 지적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이 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돼 북한에서 피격·사망한 것으로 파악된 지 사흘째인 25일 해수부는 수사권한이 없기 때문에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일각에서는 8년간 일한 소속 공무원의 사건을 두고 지나치게 사실관계 파악에 소극적인 게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월북 여부 등과 관련한 몇몇 해수부 브리핑 발언이 혼선을 부추겼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해수부는 소속 공무원 A씨(47)의 사건 경위 조사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A씨가 국방부에서 추정하는 대로 자진월북한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답했다.이 관계자는 "월북 문제는 해수부 관련 업무가 아니다"라면서 "해수부는 실종 선원에 대한 수색 업무를 하고 그런 업무에 전념하는 것이지 국방부나 해경의 업무에 관여해서 가타부타할 사항은 없다"고 했다.
A씨의 실종이 스스로 의도한 것인지 아니면 사고인지 등을 알아보기 위한 자체 조사를 진행했는지에 대해서도 "해경이 조사하는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해수부는 정부가 A씨의 피격·사망을 발표한 23일부터 이 같은 입장을 보인다.A씨가 승선했던 선박에 대한 초기 수색작업에는 참여했지만 실종 이후의 경우, 실종 전 A씨의 행적 및 채무관계 관련 논란, 월북 여부 등 사건의 실체적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데는 관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A씨가 속한 서해어업관리단의 직원이나 실종 직전까지 A씨와 어업지도선(무궁화10호)에 타고 있던 직원들에 대한 면담을 했는지에 대해서도 "전혀 없다"라고 밝혔다.
다만 해수부는 A씨 실종 직후 서해어업관리단 단장이 연평도 해상에 그대로 머물고 있는 무궁화10호에서 수색을 지휘했으며, 23일 국방부의 피격·사망 발표와 함께 수색을 종료했다.하지만 해수부는 A씨가 자진월북하다가 사망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는 국방부의 발표에 대해서는 다른 가능성을 추정할 만한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해수부는 전날 기자들을 상대로 한 브리핑에서는 "A씨가 단순 실족 가능성이 크지 않다"라거나 "월북 증언은 없었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
해수부가 단순 실족 가능성에 선을 그으며 제시한 정황도 뒷말을 낳는다.
해수부는 브리핑에서 A씨가 실종 전 선박에 '슬리퍼를 가지런히 벗어놓았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해경이 공개한 사진에는 A씨의 슬리퍼가 굵은 밧줄 아래에 짓눌려 있어 투신 전 신발을 정리해 벗어둘 때의 가지런한 모습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아냈다.
해수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배에 같이 타고 있던 선원들이 '눈으로 확인했다'면서 그렇게(가지런히 벗어놓았다고) 보고했기 때문에 알고 있는 것"이라면서 "'슬리퍼가 거기 두 개 있었다'(두 짝이 따로 떨어져 있지 않다)는 그런 의미다"라고 해명했다.
해수부는 직접 현장 사진을 확인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월북 증거가 없다'는 전날 브리핑 발언에 대해서도 취재진이 '월북 증거가 있는지'와 '동료들에게 들은 얘기가 있는지'를 물었기 때문에 그에 대해 "없다"고 대답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A씨의 친형이 직접 언론 인터뷰를 통해 월북 의혹 등 군 당국의 주장을 반박한 것에 대해서는 "저희가 월북에 대해선 아는 바가 없다"면서 "국방부에 문의해 보라"고 했다.
해수부의 브리핑 내용이 혼선이나 불필요한 논란을 초래할 가능성을 두고는 비판 섞인 지적이 나온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슬리퍼 발언' 등에 대해 "오히려 국민들에게 혼란을 가중하고 사태의 엄중함을 고려하지 않는 경솔한 발표였다"면서 "리스크 커뮤니케이션(위기 상황에서의 소통) 등 국가위기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준비와 훈련이 잘 안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실종자는 공무수행 중에 그렇게 된 것이고 월북을 했다는 어떤 증거도 없고 오히려 의혹이 증폭되는 상황인데 해수부는 적어도 선의로 해석하고 관리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면서 "국민의 알 권리 등을 생각하면 너무 소극적인 자세"라고 말했다./연합뉴스
해수부는 소속 공무원 A씨(47)의 사건 경위 조사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A씨가 국방부에서 추정하는 대로 자진월북한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답했다.이 관계자는 "월북 문제는 해수부 관련 업무가 아니다"라면서 "해수부는 실종 선원에 대한 수색 업무를 하고 그런 업무에 전념하는 것이지 국방부나 해경의 업무에 관여해서 가타부타할 사항은 없다"고 했다.
A씨의 실종이 스스로 의도한 것인지 아니면 사고인지 등을 알아보기 위한 자체 조사를 진행했는지에 대해서도 "해경이 조사하는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해수부는 정부가 A씨의 피격·사망을 발표한 23일부터 이 같은 입장을 보인다.A씨가 승선했던 선박에 대한 초기 수색작업에는 참여했지만 실종 이후의 경우, 실종 전 A씨의 행적 및 채무관계 관련 논란, 월북 여부 등 사건의 실체적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데는 관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A씨가 속한 서해어업관리단의 직원이나 실종 직전까지 A씨와 어업지도선(무궁화10호)에 타고 있던 직원들에 대한 면담을 했는지에 대해서도 "전혀 없다"라고 밝혔다.
다만 해수부는 A씨 실종 직후 서해어업관리단 단장이 연평도 해상에 그대로 머물고 있는 무궁화10호에서 수색을 지휘했으며, 23일 국방부의 피격·사망 발표와 함께 수색을 종료했다.하지만 해수부는 A씨가 자진월북하다가 사망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는 국방부의 발표에 대해서는 다른 가능성을 추정할 만한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해수부는 전날 기자들을 상대로 한 브리핑에서는 "A씨가 단순 실족 가능성이 크지 않다"라거나 "월북 증언은 없었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
해수부가 단순 실족 가능성에 선을 그으며 제시한 정황도 뒷말을 낳는다.
해수부는 브리핑에서 A씨가 실종 전 선박에 '슬리퍼를 가지런히 벗어놓았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해경이 공개한 사진에는 A씨의 슬리퍼가 굵은 밧줄 아래에 짓눌려 있어 투신 전 신발을 정리해 벗어둘 때의 가지런한 모습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아냈다.
해수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배에 같이 타고 있던 선원들이 '눈으로 확인했다'면서 그렇게(가지런히 벗어놓았다고) 보고했기 때문에 알고 있는 것"이라면서 "'슬리퍼가 거기 두 개 있었다'(두 짝이 따로 떨어져 있지 않다)는 그런 의미다"라고 해명했다.
해수부는 직접 현장 사진을 확인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월북 증거가 없다'는 전날 브리핑 발언에 대해서도 취재진이 '월북 증거가 있는지'와 '동료들에게 들은 얘기가 있는지'를 물었기 때문에 그에 대해 "없다"고 대답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A씨의 친형이 직접 언론 인터뷰를 통해 월북 의혹 등 군 당국의 주장을 반박한 것에 대해서는 "저희가 월북에 대해선 아는 바가 없다"면서 "국방부에 문의해 보라"고 했다.
해수부의 브리핑 내용이 혼선이나 불필요한 논란을 초래할 가능성을 두고는 비판 섞인 지적이 나온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슬리퍼 발언' 등에 대해 "오히려 국민들에게 혼란을 가중하고 사태의 엄중함을 고려하지 않는 경솔한 발표였다"면서 "리스크 커뮤니케이션(위기 상황에서의 소통) 등 국가위기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준비와 훈련이 잘 안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실종자는 공무수행 중에 그렇게 된 것이고 월북을 했다는 어떤 증거도 없고 오히려 의혹이 증폭되는 상황인데 해수부는 적어도 선의로 해석하고 관리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면서 "국민의 알 권리 등을 생각하면 너무 소극적인 자세"라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