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진전된 희소식…北, 이 선에서 무마되길 바라"

정세현 "김정은, 김일성·김정일과 다른 면모…통 큰 측면"
문정인 "남북통신선 사실상 복원…美 대선 이전에 남북정상 만나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25일 서해상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과에 대해 "우리가 바라던 것이 일정 부분 진전됐다. 희소식"이라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된 '10·4 남북정상선언 13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토론회 도중 전해진 김 위원장의 사과 소식을 접하고 "(토론회 시작때) 이 사건이 남북관계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혔다"고 반색하며 이같이 밝혔다.

소식이 전해지기 직전 "북한이 2008년 박왕자씨 피격 사건 때 사과했던 선례가 있다. 이번에도 사과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웃으며 "(북한이) 말을 잘 듣는구나"라고 말했다.

앞서 "북한이 사과할 기회"라고 했던 김준형 국립외교원장도 "제가 맞췄다"며 기뻐했다.

문정인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은 "2018년 김정은 위원장이 얻었던 국제적 주목과 명성은 어떤 것으로도 얻을 수 없는 것인데, 개성연락사무소 폭파와 이번 사건으로 그것이 다 무너졌다"며 "이번 계기로 북한이 정말 정상국가로 간다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이사장은 통지문 전문을 접한 뒤 북한의 '사살(추정)되는 사건'이라는 표현에 대해 "이 문장을 쓴 사람의 심리 상태를 보면 이걸로 코너에 몰리기 싫은 것"이라며 "이 선에서 무마됐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방부의 '만행' 표현에 북한이 유감을 표한 데 대해서도 "적반하장"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정 수석부의장은 "북쪽이 그간 잘 보이지 않았던 행태다. 김일성이나 김정일 시대와는 좀 다른 면모"라며 "김 국무위원장이 직접 유감 표명을 한 것으로, 그들 말로 '통 큰'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불행한 사건에 통지문으로 충분하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이 사건이) 실마리가 돼서 남북 정상이 우선 전화통화를 하고 만나기도 했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문 이사장은 "통지문이 왔다는 것은 일단 남북간에 통신선이 사실상 복원됐다는 의미"라며 "11월 미국 대선 전에 남북 정상이 만나 핵 문제를 해결하고 평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사전녹화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이인영 통일부 장관의 기념사 영상이 상영될 예정이었으나 피살 사건 여파로 취소됐다. 노무현재단 측은 "영상이 전에 녹화된 것이어서 오늘 행사에서는 틀지 않는 것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