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설명서 읽는 운전자 8%…휴대용 설명서 필요"

게티이미지뱅크.
자동차 운전자 100명 중 8명만이 차량 설명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제품 차량이 출시될 때마다 복잡한 기능이 추가되면서 설명서가 두꺼워져 휴대성과 가독성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한국소비자원은 자동차 제작사의 취급설명서 내용을 분석·검토하고 차량 운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2018연식 이후의 차량 운전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105명은 취급설명서를 이용한 경험이 없었다. 취급설명서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395명 중에서도 9.9%(39명)만이 ‘설명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었다’고 답했다. 나머지 90.1%(356명)는 ‘필요한 부분만 읽었다’고 답했다.

취급설명서를 잘 활용하지 않는 이유(중복응답)로는 ‘휴대성이 좋지 않아 필요할 때 정보를 찾기 힘들다’는 응답이 54.2%(214명)로 가장 많았다. ‘가독성이 좋지 않아 신속하게 확인할 수 없다’는 응답이 52.4%(207명), ‘설명서 내용이 어렵고 복잡하다’는 응답이 37.2%(147명)로 뒤를 이었다.

이에 따라 보유 차량이나 유지·보수에 대한 정보, 안전장치, 운전자 보조장치 등 주요 기능을 정확히 알고 있는 운전자 비율도 10% 이하로 차량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운전자 500명 중 89.4%(447명)은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필수 정보를 담고 있으면서도 휴대하기 좋고 읽기 쉬운 ‘휴대용 취급설명서’를 만들어 배포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취급설명서 내용을 소비자가 다양한 방법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사의 경우 자사 홈페이지와 앱을 통해 취급설명서 내용을 제공하고 있지만, 일부 수입사들의 경우 홈페이지에 게재하지 않거나 한국어 앱마저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외 자동차 제작사에 휴대용 취급설명서 제작과 배포, 제작사 홈페이지 및 앱을 통한 취급설명서 내용 제공 등을 권고했다. 국내외 자동차 제작사들은 향후 개선된 휴대용 취급설명서의 제공을 검토할 예정임을 회신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