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11년 만에 임금 동결…조합원 53% 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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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교섭 잠정합의안 투표 결과올해 임금 동결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현대자동차 노사의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가결됐다.
"코로나19 위기에 공감"
26일 현대차에 따르면 노조가 조합원 4만9598명을 대상으로 지난 25일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52.8%인 2만3479명이 합의안에 찬성했다. 반대는 46.6%(2만732명), 기권은 10.4%(5138명)로 집계됐다. 무효는 126명이었다.현대차 노사는 지난 21일 임금 동결, 성과금 150%, 코로나 위기극복 격려금 120만원, 우리사주 10주,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등을 담은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임금 동결은 1998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역대 세 번 째다.
노사는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워진 사회·경제적 상황에 공감하고, 글로벌 침체에 따른 자동차산업 위기 극복을 위해 이런 내용의 합의안을 마련했다.
이번 가결로 노사는 11년 만에 임금을 동결하게 됐고, 2년 연속 무파업으로 완전 타결을 끌어냈다. 조인식은 이달 28일 열릴 예정이다.이번 투표 결과에 대해 조합원 상당수가 코로나19에 따른 위기에 공감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수년간 반복돼온 노사 교섭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이 반영된 것이란 해석도 있다. 잠정합의안을 부결시켜도 회사 손실만 커질 뿐, 조합원들로선 더 얻을 게 없다는 현실적 계산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투표 결과는 임금교섭을 진행 중인 다른 완성차업체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경영난을 겪는 쌍용차 노사는 일찌감치 지난 4월 임단협을 마무리지었다. 경영 정상화와 고용 안정을 위해 안정적인 노사 관계가 중요하다는 데 노사가 인식을 같이했다는 것이 쌍용차 측의 설명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