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투자는 '착한 기업' 매수 아닌 리스크 낮춰 고수익 내는게 목적이죠"

인터뷰 - 아드리 하인스브루크 '네덜란드 운용사' NNIP 대표

ESG 고려해 자산 3분의 2 운용
NNIP, 5년간 연평균 13% 수익

"ESG 기업, 미래 경쟁력 높아
코로나에도 시장 대비 성과 우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는 잠재적 위험 등을 고려한 위험조정수익률(risk adjusted returns)을 높일 수 있습니다. 결코 수익성과 동떨어진 투자 방식이 아닙니다.”

네덜란드계 자산운용사인 NN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NNIP)의 아드리 하인스브루크 책임투자부문 대표(사진)는 2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ESG 투자는 단순하게 ‘착한 기업’을 찾아 투자하는 일이 아니다”며 이렇게 말했다.그는 “ESG 관점에서 책임에 충실한 기업은 미래에 닥칠 다양한 위험에 대비해 지속가능한 공급망을 유지하려는 특성을 지닌다”며 “바로 이런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NNIP는 지난 6월 말 기준 3200억달러(약 375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종합 자산운용사다. ING그룹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보험 및 자산관리 그룹을 분리한 NN그룹의 자회사로, ING투자운용이 전신이다.

NNIP는 주로 글로벌 주식 및 채권으로 구성된 운용자산의 3분의 2 이상을 ESG 요소를 고려해 운용하고 있다. NNIP에 따르면 ESG 전략으로 운용해온 주식 펀드의 최근 5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지난 8월 말 기준 13.17%에 달했다. 같은 기간 MSCI선진국시장세계지수를 4%포인트가량 웃도는 수준이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이어진 변동성 장세를 비롯해 과거 많은 상승 및 하락 구간에서 ESG 펀드가 시장 대비 우월한 성과를 거뒀다는 게 하인스브루크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사업의 지속 가능성에 집중하며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기업이 외부 충격에 잘 대처하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믿음이 글로벌 투자자 사이에서 굳어지고 있다”며 “좋은 수익을 내는 일과 사회적 책임감을 느끼며 투자하는 것이 반대 개념이 아니란 점을 깨달아 가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하인스브루크 대표는 ESG 투자 시 정해진 ‘공식’ 같은 것은 없다고도 강조했다. 투자 판단의 뼈대가 되는 ‘프레임워크(framework)’는 갖추되 지역별, 자산별 특성에 따라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일각에서 ESG 원칙을 적용하면서 원자력이나 화석연료 발전기업에 투자해선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당장은 화석연료 발전으로 돈을 벌더라도 앞으로 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과 큰 잠재력을 지닌 기업이라면 좋은 투자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 기업과 기관투자가들도 ESG 시대를 맞아 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앞으로 글로벌 투자자금을 유치하려는 기업이라면 설비투자나 그 외 투자 결정이 ESG 개선 목표 달성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며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는 그런 기업의 이야기를 듣고 대화하는 것이 ESG의 핵심임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