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소유주' 지리차, 상하이증시 2차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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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나스닥' 커촹반에 상장 승인 받아
3조4000억원 조달…中 대표하는 전기차 제조업체로 도약
중국 최대 토종 민간 자동차 업체인 지리(吉利)자동차의 모기업이자 볼보자동차의 소유주인 지리홀딩스가 상하이증시에 2차 상장한다. 홍콩증시에 상장된 지리홀딩스가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상하이거래소의 '커촹반(科創板·과학혁신판)' 상장 심사를 통과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9일 보도했다. 자동차 기업 중 커촹반에 상장하는 것은 지리차가 처음이다. 커촹반은 중국 정부가 자본시장 개혁 일환으로 추진해온 기술·벤처기업 전문 증시로 지난해 7월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설치됐다.지리홀딩스는 이번 2차 상장에서 17억3000만주를 발행해 모두 200억위안(약 3조40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중국을 대표하는 전기차 제조업체로 도약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상하이에 있는 금융자문회사 인테그리티의 딩하이펑 컨설턴트는 "지리홀딩스의 2차 상장 승인은 중국 자동차 산업에서 지리차가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며 "중국 당국은 지리차가 조달한 자금을 차세대 자동차 개발에 투입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SCMP는 지리차의 커촹반 상장 승인에는 민간기업이 중국 경제 성장과 혁신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하도록 부추기려는 당국의 의도도 반영돼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 본사를 둔 지리차는 1980년대 말 냉장고 압축기 제조회사로 출범했으며 1997년부터 자동차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자동차 굴기'의 선봉장 역할을 하는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2017년 스웨덴의 볼보와 볼보상용차, 영국 스포츠카 로터스, 말레이시아 프로톤 등을 사들인 데 이어 이듬해엔 메르세데스벤츠, 다임러트럭, 다임러밴, 다임러버스 등을 산하에 둔 독일 다임러의 최대 주주가 됐다. 2025년까지 10종류의 전기차를 생산해 중국을 대표하는 기술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추진 중이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