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거짓말엔 눈 감은 與…"검찰 조사 받아들이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9일 추미애 장관이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에 대해 "검찰의 조사결과이니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27)씨의 군 휴가 미복귀 의혹을 수사해온 검찰은 28일 관련자 대부분을 무혐의 처분했다. 추미애 장관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여러 차례 거짓말을 했던 사실도 같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낙연 대표에 이어 김영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도 같은 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추미애 장관 관련 의혹은)야당의 근거없는 정치공세로 드러났다"며 "야당은 가짜뉴스를 가지고 작년 12월 추미애 장관 인사청문회부터 올해 9월 정기국회까지 정치공세에 나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야당은 정치공세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해야한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추미애 장관이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에 대해 "이제 국민적 의혹을 파헤치고 진실에 다가가는 유일한 길은 특검밖에 남지 않았다"며 반발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애당초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검찰의 공정한 수사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며 "지난 1월 고발된 사건에 대해 늑장수사로 일관할 때부터, 그리고 정권의 입맛에 맞는 검사들이 줄줄이 (이번 사건 수사를 맡은)동부지검으로 발령 날 때부터, 추 장관도 알고 국민도 알고 있던 결과"라고 했다.이어 "추 장관 아들 황제 휴가 의혹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를 때에는 마치 대단한 수사를 하는 것처럼 하다가, 북한의 만행으로 시끄러운 틈을 타 추석 전 신속한 불기소 발표를 한 것 역시 대단히 정치적인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추미애 장관이 보좌관과 주고 받은 메시지.
한편 추미애 장관은 전 보좌관이 아들 서씨 부대에 청탁 전화를 했다는 의혹이 처음 제기되자 "보좌관이 전화한 일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후 보좌관과 해당 부대 관계자 통화 내역 등이 공개되자 "(전화하라고) 시킨 사실이 없다"고 말을 바꿨다.

이번 검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추미애 장관은 아들 병가 연장과 관련해 해당 보좌관으로부터 카카오톡으로 보고를 받았다. 보좌관에게 지원장교의 휴대전화 번호를 직접 전달하는가 하면, 아들과 연락을 취해달라는 메시지를 보좌관에게 보내기도 했다.추미애 장관은 검찰 조사에서 "보좌관에게 아들 상황을 확인해달라고 말했을 뿐, 병가 연장 관련 지시를 한 사실은 없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라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진중권 전 교수는 "이번 사건의 요점은 두 가지"라면서 "첫째, 장관이 국민 앞에서 거짓말을 해도 해임되지 않는다. 둘째, 검찰개혁으로 그들이 노리는 효과(자기편 무죄 만들기)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