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폰 끌고 폴더블 밀고…삼성폰, 4년만에 '최대 실적' 눈앞

증권가 "3분기 삼성전자 IM 부문 영업익 4조원↑"
삼성전자 갤럭시스튜디오/사진=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올 3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부문이 4년 만에 '최대 실적'을 눈앞에 두고 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저렴한 보급형 스마트폰과 상대적 고가인 플래그십폰으로 수요가 위축된 시장에 적절하게 대응했다는 평가다.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예상치 평균)는 4조원대 초중반이다.

이 같은 전망치는 지난 1분기(2조6500억원)와 2분기(1조9500억원) IM부문의 영업이익을 합한 것과 유사한 수치이자 2016년 2분기(4조3000억원) 이후 최대 실적이다.

호실적 배경에는 보급형 스마트폰을 앞세운 출하량 증가에 있다. 업계는 이 기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글로벌 출하량이 직전 분기인 2분기(5700만대)에 비해 약 3000만대가량 늘어난 8000만대로 추산했다.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주력 스마트폰이었던 갤럭시S20 시리즈의 판매 부진 탓에 지난 2분기 중국 화웨이에 글로벌 출하량 1위 자리를 빼앗겼다.

그러나 3분기에 들어와 '펜트업(Pent up·억눌린)' 수요와 함께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인한 반사이익을 얻으면서 출하량이 회복된 것으로 추측된다.

여기에 그동안 대규모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었던 북미·유럽 시장에서 온라인 판매를 적극 확대한 덕에 비용을 줄인 영향도 실적을 뒷받침한 요인으로 풀이된다.기기 중에선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운 중저가 갤럭시A 시리즈가 글로벌 시장에서 큰 활약을 펼쳤다. 또 평균판매단가(ASP)가 높은 프리미엄폰 '갤럭시 노트20' 시리즈와 폴더블폰 '갤럭시Z 폴드2'의 뒤늦은 합류도 수익 개선에 힘을 보탰다는 분석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유통 재고 정상화 과정 속에서 스마트폰 출하량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 열린 삼성전자 '갤럭시 언팩'/사진제공=삼성전자
설자리를 잃어가던 태블릿 판매량 호조도 눈에 띈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원격 근무와 가정 내 여가 증가 등 '언택트(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삼성전자 태블릿은 지난 2분기(700만대 판매)부터 수혜를 봤다. 올 3분기엔 그보다 많은 1000만대가 출하된 것으로 증권가는 추산했다.올 3분기 보급형 갤럭시 탭A 시리즈와 지난 8월 출시된 프리미엄 '갤럭시 탭S7'이 판매량을 견인했다.

IM부문 호실적에 힘입어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현재 10조4500억원까지 올라온 상태다. 삼성전자가 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을 넘긴 건 2018년 4분기(10조8000억원) 이후 7분기 만에 처음이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올 3분기 IM부문의 실적 반등이 뚜렷하다"며 "내년에는 다시 연간 3억대 전후의 스마트폰 출하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