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든 귀성행렬…코로나19 우려에 차분한 추석연휴 첫날

전국 고속도로 대부분 소통 원활…버스·기차 등도 당일 예매 가능
야외 전통시장은 '북적'…'추캉스' 나선 관광객도 점차 늘어

추석 연휴 첫날인 30일 전국 고속도로와 주요 기차역, 버스·여객선 터미널에는 점차 귀성객이 몰리고 있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가 이동 자제를 수차례 강조한 만큼 귀성행렬은 예년보다 눈에 띄게 줄었다.

반면 명절 연휴를 즐기기 위해 주요 관광지로 향하는 시민 발걸음이 적지 않았다.
◇ '거리두기' 속 절제된 귀성 행렬
코로나19 여파로 귀성객 수가 줄면서 전국 고속도로는 예년에 비해 정체 구간 없이 대체로 원활한 모습을 보였다.이날 오후 2시 현재 경부고속도로 하행선은 신갈∼수원 구간 2㎞가 정체를 빚고, 남사IC, 옥산분기점, 대전 비룡분기점 부근 2∼5㎞ 구간이 서행 중이다.

다른 구간은 대부분 소통이 원활한 상태다.

경남지역도 북창원 부근 2㎞가량이 정체를 빚을 뿐 남해고속도로, 통영대전고속도로 등 주요 고속도로 양방향 소통에 큰 문제는 없었다.서울과 광주·전남을 잇는 서해안 고속도로는 양방향 소통이 원활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고속도로 휴게소 매장 내 취식이 금지되자 귀성객들은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음식을 구매해 투명 가림막이 설치된 야외 테이블이나 차 안에서 허기를 달랬다.

기차역과 버스 터미널도 예년보다 한산한 분위기였다.전주역과 전주고속터미널에는 간간이 선물꾸러미를 든 귀성객이 보이긴 했으나 붐비지 않았다.

예년 같으면 귀성객을 마중하러 온 차로 붐볐을 창원중앙역·마산역·창원시외버스터미널 주변도 대체로 한산했다.

청주 시외버스터미널과 고속터미널에도 서울, 부산, 대구 등 대부분 노선에 버스 승차권이 남아있는 상태다.

동대구역에서도 서울과 부산을 오가는 열차표를 손쉽게 구할 수 있었다.

대구에서 경북 각지 노선을 운행하는 북부시외버스터미널도 한산한 모습이었다.

반면 제주국제공항은 연휴 관광객과 모처럼 고향을 찾은 귀성객으로 북적였다.

제주항 여객터미널에도 뱃길로 제주를 찾거나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려는 인파가 몰렸다.

입도객은 제주도 방역 지침에 따라 공항과 여객터미널에서 의무적으로 발열 검사를 받고 있다.

발열 검사에서 체온이 37.5도 미만이 나와야만 도착장 출입문을 빠져나올 수 있다.
◇ 추모공원도 방역수칙 강화…아외 전통시장은 '북적'
경기 고양시 서울시립승화원과 벽제리 묘지, 파주시 용미 1·2묘지 등은 코로나19 확산 차단 조치로 차량 2부제가 시행돼 예년 추석보다 한산했다.

묘지와 봉안당 진입로에서 차량 2부제 위반 차량 단속이 이뤄졌다.

기일 또는 삼우제 같은 특별한 상황 외에 출입을 통제한 국립대전현충원에는 예약한 성묘객들이 이른 아침부터 찾았다.

하지만 음식반입·취식과 30분 이상 참배가 금지돼 금세 자리를 떠야 했다.

광주 북구 영락공원에도 음식 섭취 등이 금지되면서 성묘객들은 차례 대신 작은 꽃을 선물하는 것으로 예를 갖췄다.

실내 납골당에선 출입구에서 발열 체크와 명부 작성 등으로 코로나19에 대비했다.

국립5·18민주묘지를 포함한 전국 국립묘지는 출입이 통제됐다.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5·18묘지를 찾아온 일부 참배객은 입구 안내문을 보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세월호 선체가 인양된 전남 목포신항에서는 시민단체의 주도로 합동 차례가 열렸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주최 측 관계자 25명만 참석한 가운데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강원지역 공원묘원에도 많은 성묘객이 찾아 발열체크, 명부작성, 거리두기, 참배시간 제한 등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조상 은덕을 기렸다.

한편 비교적 감염 위험이 적은 것으로 알려진 야외 공간에 있는 전통시장은 제수를 사려는 사람들로 모처럼 북적였다.

5일장이 열린 경북 경산장은 장을 보러온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고, 차가 몰려 주변 도로가 혼잡을 빚었다.

경남 최대 전통시장인 마산 어시장에도 많은 시민이 몰렸고, 추석 선물을 사려고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도 적지 않았다.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필요한 물건을 산 뒤 서둘러 자리를 뜨는 모습을 보였다.
◇ 귀성 줄어든 대신 '추캉스' 늘어…방역 우려
정상 부근에 올가을 첫 단풍이 시작한 설악산 국립공원에는 오후 1시 현재 3천700여명의 등산객이 찾았다.

설악산은 지난주 대청봉을 중심으로 물들기 시작해 단풍이 중청대피소를 지나 현재 소청 부근까지 내려온 상태다.

강원도내 리조트의 '추캉스'(추석+바캉스) 행렬은 연휴 첫날이어서인지 아직 크게 붐비지 않지만, 점차 늘어나는 모습이다.

연휴기간 무료 개방한 춘천 구곡폭포와 삼악산 등 관광지에는 마스크를 쓴 가족 단위 관광객이 많이 보였다.

수도권과 인접한 도내 일부 골프장은 모든 시간대가 예약돼 주차장마다 차가 꽉 들어찼다
옛 대통령 별장인 청주 청남대에는 오전에 700여명이 입장해 대통령기념관을 둘러보고 대청호반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진 대통령 길을 거닐었다.

국립공원인 속리산과 월악산을 찾은 탐방객은 마스크를 쓰고 가을 정취를 즐겼다.

오전까지 속리산에는 2천600명, 월악산에는 1천200명이 입장했다.

다수 여행객이 몰린 제주 곳곳에서 방역이 느슨해진 모습이 포착돼 우려를 낳기도 했다.

함덕해수욕장과 애월 해안도로 등을 찾은 나들이객 일부는 따가운 가을 햇볕에 턱까지 마스크를 끌어 내린 일명 '턱스크'를 한 채 다녔다.

유명 카페와 식당에는 인파가 몰리며 대기열까지 생겨 사회적 거리두기가 불가능해 보였다.

이날 낮 12시 30분 기준 한라산국립공원 탐방객 수는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슷한 수준인 1천300여명에 달했다.

제주도 관광협회 관계자는 "이날 하루만 4만9천여명이 제주를 방문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불편하더라도 마스크를 꼭 착용하고 방역 수칙을 준수해 안전한 방문이 되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천정인 백나용 심규석 홍인철 이승형 신민재 박창수 한지은 이상학 김도윤 양영석 권준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