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귀근의 병영톡톡] KF-X 장거리 공대지미사일 개발방식 '뒷말'

방사청, ADD 주도 개발→업체 주관으로 변경…"리스크관리 잘할 것"
한국형 전투기(KF-X)에 탑재할 장거리 공대지미사일 개발 방식을 놓고 군 안팎에서 뒷말이 무성하다. 1일 군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현재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으로 진행되는 KF-X 탑재용 장거리 공대지미사일 개발 방식을 민간업체가 주도하는 쪽으로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까지 시행되는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탐색개발은 ADD가 주관하고 시제업체로 A 방위산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탐색개발이 끝나면 내년부터 체계개발이 진행되는데 오는 2028년 완료가 목표다. 이 기간 내에 미사일을 개발해 시험평가를 거쳐 KF-X에 장착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방사청은 체계개발을 해온 ADD를 배제한 채 다른 업체를 선정해 진행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ADD가 탐색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핵심 기술을 추후 선정되는 업체에 제공해서 체계개발을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통상 무기체계는 탐색개발에 관여한 기관이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체계개발까지 끝내는 것이 관례였다.

추후 체계개발에 참여할 업체가 ADD에서 제공한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개발을 완성할 수는 있다.

그러나 ADD가 핵심 기술을 이전하더라도 만약 업체가 개발에 실패하면 그 책임을 ADD에서 뒤집어써야 하는데 기술 이전이 원만하게 이뤄지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또 이런 방식일 경우 개발 기간이 길어지고 그만큼 개발 비용이 상승할 것이란 주장도 있다.

KF-X 시제 1호기는 내년 상반기에 출고된 데 이어 2022년 상반기 첫 비행시험을 시작해 2026년까지 개발이 완료된다.

시제기용 AESA(다기능위상배열) 레이더가 내년 상반기에 KF-X에 장착된다.

하지만, KF-X에 탑재할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은 2028년까지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전투기는 생산됐으나 핵심 무장을 갖추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물론 국내 기술력을 갖춘 방산업체가 체계개발에 참여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런 종류의 미사일 탄두 및 시커(탄두부 장착 탐색기)를 개발한 국내 업체는 아직 없다.

이런 사업 방식 변경에 대해 방사청 측은 "국내 업체에서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고 ADD에서 조금만 도와주면 개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앞으로 체계개발 과정에서 리스크(실패 위험) 관리를 철저하게 하도록 할 것"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KF-X에는 공군 주력기인 KF-16처럼 대공방어무기 제압용인 AGM-88B(HARM)를 달 수는 있다.

그러나 사거리가 25㎞에 불과하다.

공군은 F-15K 장착용 타우러스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수백발을 보유하고 있는데 사거리는 500㎞에 달한다.

ADD는 '한국형 타우러스'를 국내 독자 개발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8천억원을 투입해 200발을 양산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한국형 타우러스를 국내 개발하면 수입 및 운용 비용을 줄이고, 동북아에서 비대칭 무기로 상징성을 갖춘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도 KF-X가 양산되면 장거리 공대지미사일을 패키지로 해서 수출한다는 전략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KF-X에 관심이 많은 국가가 장거리 타격 미사일을 함께 원한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