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병원 제증명수익 한해 수십억…회계공시엔 '0원'"

종합병원들이 증명서 발급으로 연간 수십억원을 벌어들이면서도 정작 회계 공시에는 이를 누락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용호(무소속) 의원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6∼2018년 3년간 100병상 이상의 '(상급)종합병원' 268곳이 진단서 등을 발급해주고 얻은 제증명료 수익은 총 2천138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이들 중 절반가량인 131곳은 2018 회계연도 제증명료 수익을 '0원'으로 신고했다.

이 중에는 이른바 '빅5' 중 하나인 서울아산병원도 포함됐다.

다른 '빅5' 병원인 신촌세브란스병원이 34억7천만원(이하 2018년 기준), 서울대학교병원이 27억2천만원, 삼성서울병원이 19억4천만원, 서울성모병원 18억4천만원의 수익을 신고한 것을 고려하면 서울아산병원의 제증명료 수익도 10억원을 훌쩍 넘길 것이라는 게 이 의원측 분석이다.

보건복지부가 고시한 재무제표 작성 방법에는 제증명료 수익 항목을 다른 수익과 구분해 작성하게 되어있고, 기준에 명시된 항목을 임의로 없애서는 안 된다고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법상 '시정명령' 권한을 가진 보건복지부는 이와 관련해 단 한 번도 제재하지 않았다.

이 의원은 "올해 2월 회계기준 적용대상을 기존 종합병원 이상에서 병원급까지 확대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됐지만, 지금처럼 병원 회계 공시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진다면 투명성 제고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