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나눈 대화 중 가장 좋았다"…이도훈, 방미 후 귀국

구체적 설명은 피했지만…
"종전선언 더좋은 토대 만들어졌다 생각"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지난달 27일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와 회담하고 행정부 인사들을 만나는 등 3박 4일의 일정을 소화했다. /사진=뉴스1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사진)이 나흘 간의 방미 일정을 마치고 1일 오후 귀국했다.

이 본부장은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상황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관리할 것인지, 대화를 어떻게 재개할 수 있을 것인지, 대화가 열리면 어떻게 좋은 의미의 진전을 가져올 것인지 세가지에 대해 두루두루 미 측과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귀국길에 오르기에 앞서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특파원들과 만나선 방미 의미에 대해 "한반도 문제에 관여하는 미 행정부 인사들을 두루 만날 수 있었다. 매우 의미 있고 실질적인 대화를 가질 수 있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이 본부장은 지난달 28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와 회담했다. 당시 그는 회담이 끝난 뒤 "최근 나눈 대화 중 가장 좋았다"고 평가했고, 비건 부장관 역시 '훌륭한 만남이었다(excellent meeting)'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이 본부장은 "앞으로 어떻게 (북한과) 대화를 재개할 수 있을지, 또 대화가 재개됐을 때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정착을 어떻게 진전시킬 수 있을지, 이런 아주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 깊이 있고 폭넓게 얘기했다"며 "아마 그런 점에서 의미를 두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건 부장관이 이 본부장과 논의했다고 언급한 '건설적 방안'이 종전선언과 관련된 것이냐는 질문에 "종전선언도 중요한 이슈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큰 그림을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이해해주시면 되겠다"고 말했다. 그는 '비핵화를 논의하는 데 종전선언도 큰 범주에서 포함된다는 말이냐'는 물음에 "네"라고 짧게 대답했다.

'(종전선언)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어느 정도 얘기가 됐냐'는 질문에는 "아주 폭넓고 의미 있게 얘기를 계속했기 때문에 앞으로 계속 더 좋은 토대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고 긍정 평가했지만, 구체적으로 부연하진 않았다.

이 본부장은 이날 11월 대선 전 판세 전환을 위한 대형 이벤트를 뜻하는 '10월의 서프라이즈' 가능성에 대해서는 "옥토버 서프라이즈 개념에 대해선 여러 가지 얘기가 있다고 들었다"면서도 "미리 준비하고 주어지는 상황에 대처해 나가는 게 우리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만 비건 부장관이 언급한 '창의적 아이디어'에 대해 "다음 기회에 얘기하겠다"고 말을 아꼈고, 북한의 남측 공무원 사살과 관련한 한미 공조방안과 관련해선 "하여튼 여러 가지를 폭넓게 얘기했다"고만 언급했다.이 본부장의 방미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유엔총회 연설에서 종전선언 카드를 언급한 것과 맞물려 이뤄졌다. 이를 두고 11월 미 대선 전에 교착상태인 미북 대화의 돌파구를 모색하고 경색된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목적 아니냐는 관측이 많았다. 이 본부장은 지난달 27일 미국 도착 후 특파원들에게 "당연히 종전선언을 얘기할 생각"이라며 "같이 한번 앉아서 얘기하면 공감대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었다. 한미 간 외교일정은 오는 7~8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방한하면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