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아가 갤러리 정원에 설치한 스케이트보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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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M갤러리 개인전 '2O2O'서 야외 조각 등 신작 30점 선보여 청와대 옆에 자리 잡은 종로구 삼청동 PKM갤러리 정원, 평소 고요하던 공간에 낯선 광경이 펼쳐졌다. 곡선으로 이뤄진 연한 초록빛 대형 조각이 잔디밭에 놓였다.
커다란 덩어리를 가로로 비스듬히 절단하고 안쪽을 파낸 듯한 조형물이다.
난데없이 통 넓은 바지에 헐렁한 티셔츠 차림의 스케이트보더들이 나타났다. 이들은 조각의 안쪽 면을 타고 가다가 점프해 하늘로 솟구친다.
지난달 30일 개막한 개인전 '2O2O'에 설치된 구정아의 'resonance'는 보더들에게 실제로 개방되는 시설물인 동시에 예술 작품이다.
직경 8.1m, 높이 1.7m의 조각은 밤이 되면 녹색 빛을 뿜어낸다. 국제무대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온 구정아는 주류 예술 장르인 미술과 하위문화 스케이드보드의 신선한 만남을 주선했다.
전시 공간에 마련된 스케이드보드장이 의외로 느껴지지만, 해외에서는 여러 차례 선보인 구정아의 대표 설치 연작이다.
작가는 2012년 프랑스 바시비에르 섬에서 처음 스케이트보드 파크 작업을 했다.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 젊은 세대를 불러들이고 활기를 불어 넣기 위한 프로젝트였다.
이후 리버풀 비엔날레, 상파울루 비엔날레에서 스케이트보드장을 만들었다.
지난 2월 폐막한 밀라노트리엔날레에서도 건물 내부를 야광 스케이트보드장으로 꾸몄다.
이번 작품의 10배인 350㎡ 크기의 대형 작업이었다.
독일어 잡지 '오오옴(Ooom)'은 지난해 12월 '올해 가장 큰 영감을 준 인물' 100인 중 구정아를 32위로 선정했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2012년 처음 스케이드보드 파크 작업을 할 당시 도심에서 먼 아트센터에 젊은 세대가 많이 찾았으면 했다"라며 "도시에서는 각자 방에서 휴대전화만 보는데 그런 공간에서 사람들이 만나는 계기가 되길 기대했다"고 말했다. 갤러리 내부에서는 인광 회화 시리즈 'Seven Stars'가 또 다른 반전을 일으킨다.
미니멀한 단색화처럼 보이던 작품들이 갤러리 조명이 꺼지자 머금고 있던 빛을 발한다.
순식간에 암흑으로 바뀐 공간에서 관람객은 우주에서 떠다니는 별을 보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3분간 조명이 꺼진 상태에서 별이 빛나는 우주를 느끼면 조명이 켜져 원래 세상으로 돌아간다.
10여분 후에 조명은 다시 꺼진다.
빛의 유무에 따라 완전히 달라지는 작품들을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PKM갤러리는 이번 전시 기간 평소보다 늦은 정오부터 오후 9시까지 개방한다.
이번 전시는 구정아가 미술관 등을 제외한 국내 갤러리에서 여는 첫 개인전이다.
설치 작업과 인광 회화를 비롯해 이동 시간이 많은 작가가 비행기나 기차 등에서 작은 한지에 그린 드로잉 연작 'Your Tree My Answer'와 마그넷 조각 등 신작 30점이 소개된다.
1990년대 초반부터 유럽에서 활동해온 구정아는 파리 퐁피두센터, 뉴욕 디아 비콘, 쿤스트할레 뒤셀도르프, 스톡홀름 현대미술관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베네치아 비엔날레를 비롯한 국제 미술제에 다수 참여한 세계적인 작가다.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보이지 않지만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존재하는 것과 존재하지 않는 것 등 상반되는 지점들을 양립시키거나 그 경계 너머의 열린 가능성을 제시하는 작업을 해왔다. 전시는 다음 달 28일까지. /연합뉴스
커다란 덩어리를 가로로 비스듬히 절단하고 안쪽을 파낸 듯한 조형물이다.
난데없이 통 넓은 바지에 헐렁한 티셔츠 차림의 스케이트보더들이 나타났다. 이들은 조각의 안쪽 면을 타고 가다가 점프해 하늘로 솟구친다.
지난달 30일 개막한 개인전 '2O2O'에 설치된 구정아의 'resonance'는 보더들에게 실제로 개방되는 시설물인 동시에 예술 작품이다.
직경 8.1m, 높이 1.7m의 조각은 밤이 되면 녹색 빛을 뿜어낸다. 국제무대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온 구정아는 주류 예술 장르인 미술과 하위문화 스케이드보드의 신선한 만남을 주선했다.
전시 공간에 마련된 스케이드보드장이 의외로 느껴지지만, 해외에서는 여러 차례 선보인 구정아의 대표 설치 연작이다.
작가는 2012년 프랑스 바시비에르 섬에서 처음 스케이트보드 파크 작업을 했다.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 젊은 세대를 불러들이고 활기를 불어 넣기 위한 프로젝트였다.
이후 리버풀 비엔날레, 상파울루 비엔날레에서 스케이트보드장을 만들었다.
지난 2월 폐막한 밀라노트리엔날레에서도 건물 내부를 야광 스케이트보드장으로 꾸몄다.
이번 작품의 10배인 350㎡ 크기의 대형 작업이었다.
독일어 잡지 '오오옴(Ooom)'은 지난해 12월 '올해 가장 큰 영감을 준 인물' 100인 중 구정아를 32위로 선정했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2012년 처음 스케이드보드 파크 작업을 할 당시 도심에서 먼 아트센터에 젊은 세대가 많이 찾았으면 했다"라며 "도시에서는 각자 방에서 휴대전화만 보는데 그런 공간에서 사람들이 만나는 계기가 되길 기대했다"고 말했다. 갤러리 내부에서는 인광 회화 시리즈 'Seven Stars'가 또 다른 반전을 일으킨다.
미니멀한 단색화처럼 보이던 작품들이 갤러리 조명이 꺼지자 머금고 있던 빛을 발한다.
순식간에 암흑으로 바뀐 공간에서 관람객은 우주에서 떠다니는 별을 보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3분간 조명이 꺼진 상태에서 별이 빛나는 우주를 느끼면 조명이 켜져 원래 세상으로 돌아간다.
10여분 후에 조명은 다시 꺼진다.
빛의 유무에 따라 완전히 달라지는 작품들을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PKM갤러리는 이번 전시 기간 평소보다 늦은 정오부터 오후 9시까지 개방한다.
이번 전시는 구정아가 미술관 등을 제외한 국내 갤러리에서 여는 첫 개인전이다.
설치 작업과 인광 회화를 비롯해 이동 시간이 많은 작가가 비행기나 기차 등에서 작은 한지에 그린 드로잉 연작 'Your Tree My Answer'와 마그넷 조각 등 신작 30점이 소개된다.
1990년대 초반부터 유럽에서 활동해온 구정아는 파리 퐁피두센터, 뉴욕 디아 비콘, 쿤스트할레 뒤셀도르프, 스톡홀름 현대미술관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베네치아 비엔날레를 비롯한 국제 미술제에 다수 참여한 세계적인 작가다.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보이지 않지만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존재하는 것과 존재하지 않는 것 등 상반되는 지점들을 양립시키거나 그 경계 너머의 열린 가능성을 제시하는 작업을 해왔다. 전시는 다음 달 28일까지. /연합뉴스